[인터뷰①] '세자매' 문소리 "내 영화 보고 눈물 펑펑"

양소영 2021. 1.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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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 "미연 캐릭터, 처음엔 와락 껴안기 힘들었죠"
문소리가 영화 `세자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코로나 시국 속 영화를 보러 오라는 말조차 조심스럽다는 배우 문소리(47)는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지금의 상황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다만 그는 “촛불 켜놓는 심정”으로 ‘세자매’의 위로가 관객에 닿길 바랐다.

문소리는 영화 ‘세자매’(감독 이승원)에서 티끌 하나 없는 인생을 그리며 살아가는 이중적인 모습의 둘째 미연을 연기했다.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 덩어리, 소심 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는 “자매가 없고 남동생만 있다. 제가 첫째다. 자매가 아니어도 이 사회에 많은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성뿐만 아니라 가부장적인 그런 분위기가 강한 그런 가정에서 자라온 분들이 그냥 자매가 아닌 형제여도 누구나 다 한번은 생각해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며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미연과 내면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며 “제 내면에서 별로 안 좋아하는 부분이다. 어려운 걸 드러내지 않고 감추려고 하고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내보이려고 하지 않는 성격들. 모르겠다.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운데, 마음속에 어떤 부분이 저에게도 있던 제가 썩 좋아하지 않던 부분이어서 캐릭터가 이해 가면서도 처음에 와락 껴안기가 힘들더라. 촬영 열흘까지도 마음을 끙끙 앓았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세자매’의 미연에게 마음을 주기 힘들었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실제로 불교 신자인 그는 극 중 배역을 위해 교회를 다니고 성가대 지휘도 열심히 배웠다.

문소리는 “교회에 자주 갔다. 큰 교회 작은 교회 다 가봤다. 저걸 캐치 하겠다는 눈으로 보기보다 그냥 머물면서 그 물에 물들길, 저도 스며들길 바라면서 자주 갔다. 집에서 피아노 칠 때도 찬송가 부르면서 공부도 했다. CCM이라고 하는 교회에서 부르는 노래 듣고, 유튜브로 다른 교회 예배 방법도 봤다. 김선영 장윤주가 독실한 크리스천이라 도움을 요청했다. 심지어 김선영 언니는 초등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 그래서 언니도 직접 만나서 인터뷰처럼 질문도 많이 하고 분위기도 살피고 그랬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세자매`의 미연 캐릭터를 연기하기 쉽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문소리는 극 중 미연이 기도에 집착하는 것에 대해 “미연에게 교회라는 울타리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교회와 하느님의 사랑이 가정보다 훨씬 든든한 울타리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며 “어렸을 때 기도를 들어주지 않은 하느님의 뜻을 미연이는 잘 받아들였을 거다. 다른 기도를 들어줬으니까 그 정도까지 번듯하게 살 수 있었을 거다. 누구에게나 의지할 데가 필요하다. 사랑이 필요하고 위로가 필요하다. 다들 인정 욕구가 있다. 인정해주는 것이 교회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세자매’ 안에는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등장한다. 문소리는 “저희 영화가 특별한 사건을 다루려고 한 건 아니다”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은 아빠들이 육아도 참여하고 집안일도 공동 분배하고 달라졌지만, 예전에 많은 아버지가 사랑을 표현하거나 이런 방법을 잘 몰랐다. 폭력에 대한 감수성도 달랐다. 그래서 받았던 상처들이나 그 속에서 크면서 느낀 것들이 많을 거다. 우리의 성장 과정에서 마음속에 얼마나 커다랗게 잡는지, 그런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소리는 “이승원 감독의 전작도 그렇고 이 작품도 그렇고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향한 이승원 감독의 따뜻한 정서와 시선이 있다. 그 따뜻한 시선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전해지면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30대 초반 남자 관객이 저희 영화를 보고 처음엔 왜 저런 삶을 살지 하다가 영화 끝에는 내 이야기이기도 하구나 싶었다며 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 저는 우리 영화가 많은 분에게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영화를 이번 시사회 때 못 봤지만, 전주영화제 부산영화제에서 다 같이 봤어요. 셋 다 부산에서 상영했을 때 엄청 울었죠. 저는 제 영화 보고 잘 안 우는데 창피하게 많이 울었어요. 김선영 장윤주는 기술 시사부터 울더라고요. 저는 후반 작업 할 때는 영화가 어떤지 보느라 바빠 몰입을 못 했거든요. 그래서 두 사람에게 자기 영화 보고 펑펑 우냐고, 놀리고 핀잔 줬는데 부산에서는 제가 펑펑 울어서 부끄러웠죠. 정말 세 명 다 굉장히 이 영화를 좋아하고 그래서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고 기다려져요.”(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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