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남 장점 살릴 백업포수, 박재욱·김재성·김기연 경쟁구도[SS포커스]

윤세호 2021. 1.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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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강남이 지난해 10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경기 8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KT 유원상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해 LG 주전포수 유강남(29)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1000이닝 이상 마스크를 썼다. 수비이닝 1009.2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부문 2위인 KT 장성우보다 57.2이닝, 3위 두산 박세혁보다 130이닝이 많은 수치다.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임에도 올스타브레이크 없이 진행된 살인일정을 극복했다.

주전포수의 꾸준한 출장은 투수진 안정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 투수 입장에서는 익숙한 포수와 호흡을 맞추는 게 심리적 안정과 더불어 상황에 따른 변화에도 능숙히 대처하게 만든다. 실제로 지난해 유강남이 포수 마스크를 썼을 때 LG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했다. 지난해 LG 팀 평균자책점 4.37보다 낮은 수치다. 평균자책점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투수의 능력이지만 지난해 LG는 이성우, 박재욱이 마스크를 썼을 때보다 유강남이 마스크를 쓸 때 적게 실점했다.

그런데 야구는 결국 점수를 뽑아야 이길 수 있다. 유강남은 지난 4년 동안 매년 15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이 기간 OPS(출루율+장타율) 0.784를 기록하며 양의지, 강민호에 이은 리그 전체 포수 3위에 자리하고 있다. 수비 뿐이 아닌 타격도 리그 상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OPS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0.745에 머물렀다. 쉴틈없이 출장하면서 후반기들어 슬럼프와 마주했는데 타격 메커닉을 수정하며 가까스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유강남 스스로도 “후반기 체력저하를 겪다보니 아무래도 타격에 영향이 있었다. 일단 맞혀야 결과가 나오니까 레그킥을 포기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스윙을 했다”고 돌아봤다.

다가오는 시즌 LG의 과제도 이와 맞물려있다. 신인시절부터 유강남을 지도하고 2년 만에 다시 1군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김정민 배터리 코치는 “감독님, 데이터분석팀과 강남이의 수비 이닝에 대한 미팅을 했다. 지금까지 2년 연속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포수가 한 명도 없었더라. 1000이닝 소화에 따른 데미지가 그만큼 크다”며 “강남이는 타격도 장점인 포수다. 타격도 그렇고 수비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따라줘야 한다.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를 보니 두산 시절을 포함해 800이닝에서 900이닝 사이를 소화한 경우도 별로 없었다. 올해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주전포수인 강남이가 800에서 900이닝 사이, 백업포수들이 300이닝 전후를 맡아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LG 김정민 배터리 코치.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어 김 코치는 “강남이가 타격에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게 2018년이었다. 당시 강남이가 선발투수 4명, 정상호 선수가 헨리 소사와 호흡을 맞추며 출장했다. 휴식일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강남이 입장에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을 관리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올해 이와 비슷한 방향으로 갈지 캠프 기간 고민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유강남은 수비이닝 952이닝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는데 그래도 2020년보다는 57.2이닝이 적었다.

유강남의 뒤를 책임질 백업포수 후보군은 베테랑 이성우까지 총 4명이다. 그런데 이성우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의사를 전한 만큼 LG 입장에서는 앞으로 꾸준히 마스크를 쓸 두 번째 포수 육성이 시급하다. 유강남이 2023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김 코치는 “김재성, 박재욱, 김기연을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재성이는 지난해 처음으로 부상없이 완주했다. 마음가짐도 긍정적으로 많이 바뀐 것 같다. 재욱이도 성장판이 늦게 닫혀서 몸이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송구 감각은 우리팀 내에서 최상위권이다. 기연이는 지난해 공익근무를 마치고 합류했는데 개인적으로 준비를 잘했더라. 공백기가 있어서 캠프는 2군에서 시작하지만 백업포수 후보군에 들어갈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김 코치는 2011년 겨울 조인성의 FA 이적으로 무주공산이었던 LG 포수진에 새싹을 피웠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동안 심광호, 윤요섭, 현재윤, 최경철 등 베테랑을 한시적으로 기용한 후 군복무를 마친 유강남이 주전포수로 올라서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김 코치는 유강남의 확실한 백업, 혹은 유강남 다음을 책임질 포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는 “캠프 기간 감독님과 상의하면서 두 번째 포수와 백업포수가 맡을 역할을 정의할 것”이라며 눈앞으로 다가온 과제를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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