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승 교수 "韓 불평등 문제 해결 위해선 연공서열 문화 없애야"

김은비 입력 2021. 1. 27. 06:00 수정 2021. 1. 27.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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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문화에서 기인한 한국의 연공서열 문화를 혁파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겪는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저서 '불평등의 세대'로 한국사회 세대론과 불평등을 지적했던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해결을 위한 방법을 이 같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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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재난, 국가' 출간 간담회
"협업하는 벼농사 문화 불평등 만들어"
"코로나19등 재난 상황에선 긍정적 작용"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벼농사 문화에서 기인한 한국의 연공서열 문화를 혁파해야 한다. 하지 않으면 한국사회가 겪는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쌀, 재난, 국가 -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서 ‘불평등의 세대’로 한국사회 세대론과 불평등을 지적했던 이철승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해결을 위한 방법을 이 같이 제시했다. 이 교수는 최근 ‘쌀, 재난, 국가-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문학과 지성사)를 출간했다. 책은 제목에서 언급한 세 단어를 주제로 한국의 불평등 구조와 경쟁·비교 문화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탐구한다. 이 교수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껏 벼농사의 특성과 우리 사회의 모습이 체계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만큼 그 부분을 짚고 싶었다”고 밝혔다.

왜 이 교수는 쌀·재난·국가의 상호작용을 불평등의 기원으로 삼았던 걸까. 그는 “반복되는 재난에 맞서 먹거리를 유지하는 활동이 불평등 구조가 진화하는 과정의 시작이었다”고 압축했다. 벼 농사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매 단계에 노동력을 짧은 시간 안에 많이 투입해야 했기에 협업이 필수적이었다. 또 가뭄 같은 재난에 함께 협력하는 것도 중요했다. 따라서 선조들은 서로를 농촌 공동체로 인식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연대 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숙련도 혹은 기여도에 따라 수확량을 나누기보단, 같은 연차내에서 평등하게 나눴다. 연공제의 탄생이었다.

여기에 과거제가 더해지면서 지금의 학벌주의까지 생겼다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과거 수확량 경쟁에서 농사 이외에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 급제였다”며 “왕의 토지를 하사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제의 중요성은 현대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시험을 잘 쳐서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만 하면 평생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사회가 많이 바뀌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숙련된 노동보단 학벌이 인정받는다”며 “불평등이 가속화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벼농사 문화의 긍정적 측면도 있다. 이 교수는 “재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꼽았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초기부터 한국은 다른 국가에 앞서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했다. 길거리에서 누군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서로 눈살을 찌푸리며 지적을 했다. 그는 “이 역시 벼농사 문화에서 생긴 강력한 상호 감시체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벼농사 문화권에서 코로나19 대처를 전반적으로 잘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은 방역에 실패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다른 서양권 국가들에 비하면 잘하고 있는 편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사회의 모든 특징을 벼농사 혹은 재난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책 자체는 벼농사 환원주의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외에 다른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후속책을 통해서 거시적인 불평등 문제를 얘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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