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토종 인공지능 주치의 '닥터앤서' 성공의 교훈

2021. 1. 27.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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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이후 우리나라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인공지능 기술개발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융합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최근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토종 인공지능 주치의 닥터앤서'다.

'닥터앤서'는 국내 38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임상검증 과정에서 질병 진단에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소아희귀질환을 약 15분 만에 정확히 진단하여 소아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 사례도 있었고, 대장용종 진단 정확도를 10% 이상 향상시켰으며, 4~6시간 걸리는 뇌영상 판독시간을 1~2분 내로 단축하는 성과도 확인하였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보건부 산하 병원에서 현지 환자 적용을 위한 안전성 및 효과성 검증을 진행하고 있어서, 해외 신시장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에 따르면, 닥터앤서의 개발이 시작되던 2018년 당시에 4건이었던 국산 인공지능 의료기기 허가건수가 2020년에는 58건으로 크게 증가하였고, 치매, 전립선암, 대장암 관련 '인공지능 의료기기 평가기준'은 닥터앤서를 모델로 삼아 개발되었다고 한다. 닥터앤서는 이와 같이 눈에 띄는 연구성과 외에도 국내 인공지능, 의료 융합 신시장을 선도했다고 말할 수 있다.

향후 많은 정부 연구개발 사업에서 성공사례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닥터앤서'의 성공요인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영상 판독과 수천 종에 달하는 희귀질환 분석 등에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판독시간도 크게 줄이는 등 실제적인 효과를 본 것이다. 두 번째는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고, 체계적인 연구개발과 객관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질환별 전담 의료기관을 두는 등 의료현장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반영한 것이다. 세 번째는 정보통신과 의료라는 전문성이 강한 이질적인 영역의 융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담기관이 의료진과 인공지능 전문가 간 소통을 이끄는 전문적인 관리체계를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상용화를 염두에 두고 브랜드 사업으로 기획하여 '닥터앤서' 상표권을 국내외에 등록함으로써 체계적인 홍보와 함께 사업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얼마 전 디지털뉴딜 현장소통 과정에서 닥터앤서 개발에 참여했던 의료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한 의료진은 "과거에 참여했던 정부 연구개발 과제는 성공했으나 실제 환자 진료에 활용되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 닥터앤서 과제는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어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대규모 시설투자 없이도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를 통해 환자 진료에 큰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어서 의료 현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체감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디지털 뉴딜'에 총 1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한 발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 선점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찾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정책 실행과 함께 체감되는 성과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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