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 지폐서 트럼프의 영웅 빼고, 흑인여성 운동가 넣기로

워싱턴/ 조의준 특파원 2021. 1. 27.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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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자 비난 받는 잭슨 대신 흑인들의 영웅 터브먼 들어갈듯
흑인 인권운동가 해리엇 터브먼.

미국 20달러 지폐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웅으로 삼던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 얼굴이 약 100년 만에 빠지고, 대신 흑인 여성 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잭슨 전 대통령이 20달러 지폐에 들어간 건 1928년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20달러 지폐 앞면 인물 교체와 관련해 “재무부가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기 위해 조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화폐가 우리나라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 20달러 지폐에 터브먼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히 (역사와 다양성의) 반영”이라며 “우리는 이 노력에 속도를 내는 방법을 찾고 있고 구체적인 내용은 재무부에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미 백악관은 20달러 지폐 인물을 현재 앤드루 잭슨(왼쪽 사진) 전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오른쪽 사진)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른쪽 사진은 2019년 6월 뉴욕타임스가 미 연방인쇄국에서 입수했다고 보도한 가안. /미국 연방인쇄국, 로이터 연합뉴스

19세기 초 메릴랜드에서 노예로 태어난 터브먼은 반(反)노예 운동을 하며 노예 수백 명을 탈출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또 남북전쟁 이후로는 여성 참정권 운동을 한 대표적인 흑인 여성 운동가다.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에 넣는 작업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6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이미 20달러 지폐에 있는 잭슨 전 대통령을 자신의 “영웅”으로 불렀던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이 계획은 백지화됐다. 트럼프는 당선되자마자 백악관 집무실에 잭슨의 초상화를 걸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초상화를 떼내고 미국의 과학자겸 정치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을 걸었다.

미국의 제 7대 대통령이었던 잭슨은 트럼프처럼 워싱턴 기성 정치인들과 거리를 뒀던 ‘아웃사이더’였다. 트럼프가 백인과 노동자층의 지지를 받았듯, 잭슨은 소외받은 농민 지지층의 몰표를 받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잭슨은 노예 수백 명을 보유했었고, 백인 정착을 위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무자비하게 몰아내는 정책을 펼쳐 ‘인종주의자’란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20달러 지폐 모델을 잭슨에서 터브먼으로 교체하는 것에 대해 “정치적 결벽증”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은 포용력이 있을 때 더 강력하다. 군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허용했지만, 트럼프는 취임 후 “트랜스젠더가 군대 내 혼란을 야기한다”며 이 정책의 철회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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