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메이플라워호의 새로운 도전

2021. 1.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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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의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한가운데에 남한 면적의 15배가 넘는 커다란 섬이 생겨났다.

이 섬은 매년 놀라운 속도로 크기를 키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쓰레기 섬이다.

쓰레기 섬의 구성 물질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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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홍 < 한국IBM 대표이사 사장 kgm@kr.ibm.com >

미국 캘리포니아와 하와이의 중간쯤 되는 북태평양 한가운데에 남한 면적의 15배가 넘는 커다란 섬이 생겨났다. 이 섬은 매년 놀라운 속도로 크기를 키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쓰레기 섬이다. 전 세계의 강과 해안에 버려진 쓰레기가 해류를 타고 이곳으로 모인다.

쓰레기 섬의 구성 물질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다. 일부는 형체를 아직 유지하고 있지만 더욱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풍화와 자외선에 의한 광화학 반응으로 반죽이나 젤처럼 흐물흐물하게 변형된 마이크로(1000분의 1㎜) 크기 플라스틱이다. 몇 년 전 주요 7개국(G7) 환경장관 회의에서는 바다 플라스틱의 총량이 2050년 바닷속 해양동물 전체의 무게를 초과할 것이라는 예측을 발표한 바 있다. 이미 어류와 갑각류뿐 아니라 이들을 먹이로 삼고 있는 바닷새의 내장에서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 성분이 검출되고 있으며, 단백질 섭취의 5분의 1을 해양생물에 의존하는 인류에게도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16일 영국 플리머스 항구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으로 향했던 메이플라워호 출항 400주년을 맞아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주행 선박 MAS(Mayflower Autonomous Ship)가 대서양 횡단 항해를 시작한 것이다. 선장과 선원 대신 ‘AI 캡틴’이 운항을 담당하고, 커다란 돛 대신 태양광 패널과 전기모터로 동력을 얻는다. 이 배는 6개월간 해양오염 데이터 수집, 해양 기후변화, 해양 포유동물 관찰과 같은 리서치 임무를 수행한 뒤 4월 19일 필그림들이 항해한 항로를 따라 미국 플리머스까지 대서양 횡단에 나선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동시에 생명의 근원인 물의 97%를 담고 있는 바다는 지표면의 과도한 열(熱) 대부분과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30%를 흡수한다. 기후변화의 비밀과 해결의 열쇠를 바다가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류는 바다에 대해 달에 관해 알고 있는 것만큼의 지식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MAS 항해의 성공은 연구원들이 몇 개월간 바다에 머물러야 하는 제약을 극복함으로써 많은 후속 연구 프로젝트로 이어질 것이며, 그 결과 인간은 바다를 더 잘 이해하고 활용할 방안을 찾아낼 것이다. 또 AI 캡틴의 무인 대양항해 성공은 머지않은 미래에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의 자율항해로 이어져 해상무역의 비용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얼마 전 100% 온라인으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1에서 IBM과 비영리 해양연구 단체인 프로메어(ProMare)의 MAS 프로젝트가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수상했다. MAS의 위치와 항해 정보, 수집된 해양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아폴로 달 탐험 프로젝트처럼 메이플라워 자율항해 프로젝트가 아직은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 커다란 도약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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