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금강산 골프장서 세계선수권 열겠다"

성호준 입력 2021. 1. 27. 00:02 수정 2021. 1. 27.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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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명 골프협회장 취임식서 밝혀
골프장 소유한 아난티그룹 회장
2025년 목표, 내년 개최도 가능
통일부도 "좋은 교류, 긍정 검토"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금강산 아난티 골프장. 2008년 공식 개장을 앞두고 관광객 피격 사건으로 영업을 못한 채 12년 넘게 방치됐다. [중앙포토]

이중명 대한골프협회 신임 회장이 26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강산 골프장에서 골프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강원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 관광단지 안에 있는 금강산 골프장을 소유한 아난티 그룹 회장이다.

2008년 공식 개장한 이 골프장은 금강산 일반이천봉을 조망할 수 있는 뛰어난 경관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린에만 올리면 홀에 들어가는 깔때기 홀이 있는 골프장으로도 유명하다. 깔때기 그린은 정식 경기 때는 쓰지 않고 일반 아마추어 골퍼나 이벤트 때만 사용한다. 이 골프장에서는 2007년 한국 프로골프(KPGA) 투어 금강산 아난티 NH농협 오픈 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공식 개장 전인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터지면서 영업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골프장을 12년간 운영하지 않았지만, 보전이 잘 되어 있어 한 달 정도면 복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은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회장으로 있는 국제골프연맹(IGF) 주최로 홀수 해마다 열린다. 아마 선수만 참가하는 팀 경기다. 올해 대회는 도쿄 올림픽과 겹쳐 내년으로 미뤄졌다. 2022년은 파리, 2023년은 두바이에서 열린다. 2025년 개최국은 내년 파리 대회 기간에 결정한다. 이 회장은 “2025년 대회 유치를 원하지만, 만약 내년 프랑스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대회를 반납한다면 이를 받아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북한의 동의 여부다. 최근 남북관계 경색으로 거의 모든 교류가 끊겼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금강산에 너절한 남측 시설 싹 들어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회장은 “금강산 골프장 때문에 북한 사정은 대충 알고 있다. 북한은 금강산과 마식령 스키장 등 동해안 관광지에 대한 한국 관광객 유치에 관심이 많다. 조만간 교류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된 관광을 재개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북한 선전 유튜브 채널 ‘에코 오브트루스(Echo Of Truth)’와 ‘삼지연(samjiyeon)’은 지난달 평양 골프장 홍보 영상을 올렸다. 북측 관계자가 영상에 나와 “우리 골프장에 와 보면, 꼭 다시 와서 골프를 배우고 싶은 의협심을 불러 있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설계되어 있다”라고 광고했다.

취임식에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서호 통일부 차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게 이미 도와달라는 의사를 전했다. 장관이 ‘참 좋은 민간 교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 회장 정책이 타당성이 있다. 돕겠다”고, 서 차관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밖에 국군체육부대에 골프 종목 부활, 골프 대중화를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 골프 박물관 개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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