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담자 64.5% 불안·우울.. 3.5%는 극단적 선택 생각

오상도 2021. 1. 26.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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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숨쉬기가 어려워요.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퇴근을 위해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김모(33·경기 수원시 권선구)씨.

김씨는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으며 불안감을 해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김씨는 최근 '경기도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를 통해 겨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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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숨쉬기가 어려워요.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퇴근을 위해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김모(33·경기 수원시 권선구)씨. 최근 극도의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일상이 됐지만, 마스크가 공황장애를 불러온 탓이다. 김씨는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으며 불안감을 해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마스크를 쓴 뒤로 대화하는 것도 힘들고, 아파도 병원에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는 최근 ‘경기도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를 통해 겨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26일 경기도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도내 상담전화로 코로나19 상담을 한 593명을 분석한 결과, 382명(64.5%)이 이처럼 불안과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상담자 10명 중 6명이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관련 상담자 중 불안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34.5%(204명)에 달했다. 또 우울감이 30.0%(178명), 분노 증상은 24.0%(142명)가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과 무기력 증상에 시달린다는 응답도 각각 5.1%(30명)와 3.0%(18명)로 집계됐다.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낀 상담자도 3.5%(21명)에 달했다.

상담 내용별로는 경제문제가 33.9%(20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로움·고독 30.0%(178명), 직장 문제 20.9%(124명), 가정 문제 8.1%(48명), 대인관계 5.1%(30명), 학업 2.0%(1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용인시 기흥구에 사는 박모(42)씨는 얼마 전 상담 전화를 걸어 “삶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가 “다시 한 번 살아보겠다”며 마음을 바꿨다. 박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됐다. 아내와는 10년 전 이혼했고, 홀로 키우는 초등생 자녀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은 채 집에 함께 머물다 보니 우울감만 쌓였다. 당장 식비를 해결할 수 없어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혜택을 받을 수도 없었다.

경기도는 상담을 통해 발견된 고위험군을 지역 정신건강복지(자살 예방)센터로 연계해 정기적인 상담과 적절한 서비스를 받도록 돕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관계자는 “보건 방역과 함께 심리 방역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의 어려움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만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위기 상담 전화를 이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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