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담자 64.5% 불안·우울.. 3.5%는 극단적 선택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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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숨쉬기가 어려워요.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퇴근을 위해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김모(33·경기 수원시 권선구)씨.
김씨는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으며 불안감을 해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런 김씨는 최근 '경기도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를 통해 겨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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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위해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김모(33·경기 수원시 권선구)씨. 최근 극도의 불안과 공포감을 호소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일상이 됐지만, 마스크가 공황장애를 불러온 탓이다. 김씨는 어느 순간 마스크를 벗을 수 없을 때마다 머리카락을 뽑으며 불안감을 해소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마스크를 쓴 뒤로 대화하는 것도 힘들고, 아파도 병원에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런 김씨는 최근 ‘경기도 정신건강위기 상담전화’를 통해 겨우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26일 경기도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도내 상담전화로 코로나19 상담을 한 593명을 분석한 결과, 382명(64.5%)이 이처럼 불안과 우울 증상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상담자 10명 중 6명이 넘는 수치다.
코로나19 관련 상담자 중 불안 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34.5%(204명)에 달했다. 또 우울감이 30.0%(178명), 분노 증상은 24.0%(142명)가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과 무기력 증상에 시달린다는 응답도 각각 5.1%(30명)와 3.0%(18명)로 집계됐다. 극단적 선택의 충동을 느낀 상담자도 3.5%(21명)에 달했다.
상담 내용별로는 경제문제가 33.9%(201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로움·고독 30.0%(178명), 직장 문제 20.9%(124명), 가정 문제 8.1%(48명), 대인관계 5.1%(30명), 학업 2.0%(12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용인시 기흥구에 사는 박모(42)씨는 얼마 전 상담 전화를 걸어 “삶을 끝내고 싶다”고 했다가 “다시 한 번 살아보겠다”며 마음을 바꿨다. 박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직장에서 해고됐다. 아내와는 10년 전 이혼했고, 홀로 키우는 초등생 자녀들이 코로나19로 학교에 가지 않은 채 집에 함께 머물다 보니 우울감만 쌓였다. 당장 식비를 해결할 수 없어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혜택을 받을 수도 없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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