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야기" vs "투기꾼 위한 정책"..서울시장 '부동산 대전'

나진희 입력 2021. 1. 26. 22:01 수정 2021. 1. 2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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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가 7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비후보들의 신경전도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반면 야권에선 여권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현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26일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대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앗아갔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진솔한 사과 없이는 어떤 공약을 내놓더라도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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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부동산 정책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7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예비후보들의 신경전도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부동산이다. 야당 후보들은 현 정부가 지금의 전세난과 집값 상승을 야기했다며 공세를 퍼붓는 반면 여당 후보들은 야당의 재건축∙재개발 계획은 서울시민이 아닌 투기꾼과 건설사를 위한 정책이라 맞서고 있다. 

◆與 “서울시민 아닌 투기꾼 위한 정책” 고강도 비판

여권과 야권의 입장차가 가장 크게 나뉘는 지점은 서울 ‘재건축·재개발’이다. 여권은 야당 예비후보들의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 추진 공약은 투기 활성화 대책이며 원주민을 쫓아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먼저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우상호 의원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명박의 뉴타운 정책은 원주민 정착률이 20%에 미달했다”며 “재개발 재건축에 동의한 80%는 쫓겨가고 20%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권 후보들의 대책은 ‘투기꾼’과 ‘건설사’를 위한 정책이다. 표도 중요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며 규제 완화의 부작용을 부각했다.

우 의원은 강변도로·강변북로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에 인공대지를 씌워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제안하며 “비용도 적게 들고 공사 기간도 짧아져 원주민 이탈은커녕, 취약한 서울시민도 이전해와서 살 수 있다. 나경원, 안철수 정책과는 100% 다른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 다른 여권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비슷한 취지의 반대 입장을 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이 탐욕의 도시가 돼서는 안 된다”며 “탐욕의 도시로 변하면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野 “이래서 문재인 정부 실패… 답은 재개발·재건축뿐” 응수

반면 야권에선 여권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현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되풀이한 것이라며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박 전 장관의 ‘탐욕’ 발언에 대해 “‘이래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실패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힐난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의 기본 전제를 똑같이 답습하고 있다”며 “부동산 문제 해결에도 ‘흑묘백묘론’이 필요하다. 공공이냐 민간이냐, 재건축·재개발이냐 도시재생이냐, 그것은 시민이 택할 문제다. 각 지역의 특성과 환경, 주민 수요, 사업성에 맞게 적합한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금천구 남서울럭키아파트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전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를 찾아 70세 이상 국민의 재산세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주는 내용의 ‘어르신 재산세 인하’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공시가격을 정부 마음대로 인상하며 증세가 되고 있다. 이는 조세법정주의를 사실상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재개발·재건축의 중요성을 짚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간주도 재개발에 관한 질문에 ‘탐욕’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는 사실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적대 정책을 연상시킨다”며 “박 전 시장의 재개발·재건축 적대 정책이 바로 작금의 주택시장 대참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들이 평생 내 집 하나 살 수 없겠다는 불안감을 해소해 드릴 방안은 이제 재개발·재건축뿐”이라며 “서울에는 빈 땅이 거의 없어 대규모 택지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지난 19일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방문해 조합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여권 후보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26일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안 대표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집을 마련하겠다는 꿈을 앗아갔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진솔한 사과 없이는 어떤 공약을 내놓더라도 국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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