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쓴 배송기사 폭행한 40대 남성, 항소심도 벌금형

배송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로 차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항소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4부(부장판사 허경호)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49)씨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만 원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3월 중랑구의 한 연립주택 앞에서 신용카드 배송 기사 B씨가 마스크와 장갑을 제대로 착용하지 채 다가오자 카드를 받지 않겠다며 실랑이를 벌이다가 배를 발로 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신용카드를 전달하기 전 A씨의 신분증을 받아 신원을 확인하려다 욕설을 듣자 카드를 주지 않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 했다. 회사 내규에는 ‘욕설하는 고객에게 신용카드를 배송하지 말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신분증 확인을 중단하고 오토바이로 돌아가는 B씨를 본 A씨는 행인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B씨에게 다가가 발로 배를 찼다. A씨는 이러한 행위가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였으며 자신도 B씨로부터 폭행당해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돌아가려 하자 피고인이 쫓아가 발로 차 정당방위가 아니다”며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가 있다’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CCTV 등을 근거로 유죄를 선고하며 “소극적인 방어를 넘어 피해자에 대한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져 정당방위가 아니다”고 판단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