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사 4주 만에 새벽 배송 중 숨져..'산재' 불승인에 반발
[앵커]
지난해 3월, 한 쿠팡 기사가 새벽 배송을 하다 쓰러져 숨졌습니다.
당시 유족은 김 씨의 업무량과 강도가 신입직원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고, 심적 압박을 받았다며 산재를 신청했었는데요.
근로복지공단은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유족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새벽 배송을 하다 쓰러진 쿠팡 배송 기사 47살 김 모 씨, 동료들이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김 씨의 사망 원인은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추정되는데 과로사의 대표적 증상 가운데 하납니다.
입사 사흘 만에 배송일을 시작한 김 씨는 과도한 업무량에 힘들어했고, 정신적인 압박도 심하게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한별/민주노총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 :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신입 직원이다 보니까 동료들의 눈치를 좀 볼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휴게 시간에도 제대로 못 쉬셨던 것 같고 그리고 (배송할 때) 뛰어다니셨다고 그랬어요."]
유족 측은 두 달 뒤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 질병 재해를 신청했지만, 공단이 7개월여 만에 내놓은 답변은 '불승인'이었습니다.
김 씨가 쉬는 시간도 없이 무거운 택배를 가지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업무 강도가 높다고는 판단했지만, 사망 전 1주일 평균 근무시간이 사망 전 석 달 평균 근무시간보다 30% 이상 늘지 않아 과로로는 볼 수 없다는 게 불승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공단이 과로사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이 업무시간만을 놓고 소극적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유족 측 노무사 : "실직 상태였다가 급작스럽게 고강도, 그리고 장시간의 노동을 하게 된 사정이 업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과로사) 고시 규정이 단순히 예시적 규정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추어서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했던 판례가 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종합적 고려로 인한 결정이라며 유족 측이 재심을 청구하면 심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촬영기자:허용석/영상편집:하동우
허효진 기자 (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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