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 이수현 20주기.."잊지 않을게요"
[KBS 부산]
[앵커]
20년 전 오늘,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숨진 고 이수현 씨를 기억하십니까?
오랜 시간이 지났고 한일 관계도 경색됐지만, 숭고한 희생정신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라는 추모의 마음은 여전합니다.
보도에 정민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학을 간 일본에서 취객을 구하려고 지하철 선로로 뛰어들었다 세상을 떠난 고 이수현 씨.
20주기를 맞아 가족들이 이 씨의 묘를 찾았습니다.
어느덧 일흔이 넘은 어머니, 기억 속의 아들은 27살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신윤찬/이수현 씨 어머니 : "아들하고 전 대화하는 것처럼 해요. 뭐든지 긍정적이고 밝아요. 내가 우울에 빠지면 아들이 쳐다보고 있는 거 같아서…."]
코로나19로 대규모 추모제는 축소됐지만, 이 씨를 기리는 마음은 식지 않았습니다.
이수현 씨의 삶이 녹아든 평전이 출간되고, 민간 차원의 전시회가 열리는 등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습니다.
[장현정/'이수현 평전' 저자 : "일본인이라서 구한 것도 아니고 한국인이라서 구한 것도 아니고 인간이기 때문에, 위험에 처한 인간이기 때문에 움직였던 거죠.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인간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학생들도 이수현 씨의 의로운 행동을 기억합니다.
이씨가 졸업한 부산 동래중학교에는 이처럼 20주기를 맞아 추모비가 들어섰습니다.
생면부지의 사람을 위해 한 몸을 던진 희생정신을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일주일에 몇 번씩 수현 씨를 만나러 온다는 어머니의 바람은 한일 양국 모두 아들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겁니다.
[신윤찬/이수현 씨 어머니 : "앞으로 젊은 아이들이 나아가는 세대에는 서로 마음 편하게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게 되도록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임·의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영상편집:전은별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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