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집중취재]① 생산 공정 어기고 납품?..'입찰 부정' 의혹
[KBS 부산]
[앵커]
부산시에 주택용 수도 계량기를 다량 납품해 온 업체가 입찰 조건을 어긴 정황이 KBS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직접 생산때 반드시 거쳐야 할 공정을 다른 업체에 맡긴 건데요.
부산시는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수년 동안 10억 원이 넘는 계량기를 구매했습니다.
먼저, 김아르내 기자가 입찰 부정 의혹을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새로 설치한 주택용 수도 계량기입니다.
수명이 다해 부산시 예산으로 교체했습니다.
이런 계량기는 해마다 6만 개가량.
부산시는 공개 입찰로 계량기를 납품받았습니다.
2017년부터 부산시가 맺은 수도 계량기 납품 계약은 모두 25건.
부산의 한 제조업체가 절반 가까운 계약을 따냈습니다.
낙찰 금액만 17억 원에 달합니다.
조달청에서 진행한 수도 계량기 입찰 조건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입니다.
제품 조립 뒤 자체 시험과 성능 조정을 거쳐 외부기관 검정을 받게 돼 있습니다.
직접 생산 확인증까지 제출한 이 업체도 이 공정을 모두 거쳤을까?
업체의 수도 계량기 검정 확인서입니다.
그런데 부산시 납품 전 수도 계량기를 최종 검정한 곳이 경기도의 한 공장으로 돼 있습니다.
수도 계량기를 조립만 했을 뿐 필수 생산 공정 일부를 다른 곳에 맡긴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가 하다보니까 좀 어려워요. 이 조정하는 게. 굉장히 미세해가지고…. 우리가 이제 조정이 잘 안되다 보니까 여기서 바로 가면 불합격이 많이 되니까…."]
특히 검정기관 요구가 있을 때만 생산 공장이 아닌 곳에서 검정받을 수 있는 규정도 어겼습니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업체와 검정 기관이 기준을 지켰다며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김갑석/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계량기 검사센터 : "저희들이 조사할 권한도 없고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그렇게 판단했는데 지금 논란이 되고 하니까 다시한번 챙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이 업체는 지역에서 모든 공정을 거쳤다며 수년 간 납품 실적을 쌓아 입찰 가산점까지 받은 겁니다.
[손용구/부산시의원 : "지역업체가 받을 수 있는 배점이 있고요, 그게 굉장히 큽니다. 분명히 불법 위법사항이 있는데 부산시가 관여를 안 한다, 이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입찰한 지 수년 뒤인 지난해 말, 해당 업체는 모든 공정을 할 수 있는 설비 등을 마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정운호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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