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출금 4차례 공익신고 받고도.. 권익위, 결정 미뤄

양은경 기자 입력 2021. 1. 26. 21:40 수정 2021. 1. 27.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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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이첩' 처음엔 반대하다 與 한마디에 "검토하겠다" 돌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4일부터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불법 출금과 관련해 4차례에 걸쳐 공익신고서를 접수하고도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지정해 보호하는 법적 절차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특히 권익위는 이날 “신고자가 보호받기 위해서는 신고자 요건뿐만 아니라 각 규정에 따른 추가적인 보호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공수처 수사 의뢰 여부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여당 의원들이 ‘불법 출금 사건의 공수처 이첩’을 거론한 다음 날 권익위가 화답하는 보도자료를 냈다”며 “여권 눈치 보기”란 비판이 나왔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해 12월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익신고자 보호법 9조는 권익위가 신고 내용을 확인한 후 바로 조사기관이나 수사기관에 이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공익 제보자에 따르면, 지난 4일 첫 신고 이후 추가로 접수한 3건의 공익신고는 26일 현재 권익위 홈페이지에서 ‘심사 중’으로 표시돼 있다. 제보자는 증거인멸을 우려해 조속한 이첩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제보자는 또 “권익위가 뒤늦게 공수처 이첩을 검토한다는 것도 황당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4일 첫 공익신고서에서 자신이 공수처 이첩을 요청했는데 당시 권익위 담당자는 “공수처장이 임명되더라도 수사관 선발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어 공수처 이첩이 어렵다”고 했다는 것이다. 제보자는 “그랬던 권익위가 여당 정치인들이 어제(25일) 공수처 이첩이 타당하다고 하자 ‘검토 중’이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비판했다.

불법 출금 사건은 지난 13일 수원지검에 배당된 뒤 지난 21일 법무부와 대검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제보자는 지난 15일 추가 신고서를 접수하면서 “공수처 출범 지연으로 피신고인들의 증거인멸 및 도주 가능성이 크므로 수원지검으로 공익신고 자료를 이첩하는 것이 타당하다. 최대한 빨리 전달 부탁드린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지난 4일 첫 신고 직후 권익위는 제보자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경찰, 직권남용은 검찰 수사 대상이니 쪼개서 신고해달라” “개인정보보호법 부분을 취하하면 부패 범죄를 다루는 부서로 넘겨 주겠다” 등의 요구를 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공익제보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신평 변호사는 “권익위가 관료화되고 언론 관심을 받는 사건에만 신경 쓴다는 지적이 있어 대선 당시 별도 공익제보 기구를 만들자는 논의가 여권에서 있었지만 없었던 일이 됐다”고 했다. 권익위의 ‘눈치 보기’ 사례로는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제기했던 현모씨가 작년 9월 ‘공익신고자 보호조치’를 신청했다가 신고 대상 범죄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일이 거론된다.

한편 권익위는 “관련법상 60일내에 사건을 처리하도록 돼 있고, 현재 신고자의 신고 취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중” 이라며 ‘지연처리' 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과 직권남용을 부서별로 나눠 다루겠다고 했을 뿐 개인정보보호법 부분의 ‘취하’를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27일에도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현 단계에서 권익위가 신고자 보호조치, 공수처 혹은 검찰 등으로의 수사의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관련법상 가능하지 않다”며 “법령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 및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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