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메르켈과 통화..'대서양 동맹 복원' 시동
트럼프 때 악화된 관계 되돌리기
[경향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와 전화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등 국제문제 해결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당선 후 “미국이 돌아왔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겠다고 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한 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정상들과 유대감을 확인하는 등 트럼프 정부 때 악화된 ‘대서양 동맹’ 복원에 나서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와 이야기하며 다자주의와 대서양 동맹에 대한 믿음과 코로나19 위기, 기후변화 문제부터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등 국제문제를 푸는 데 동맹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고 밝혔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메르켈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 여행이 자유로워지는 대로 바이든 대통령을 독일로 초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메르켈 총리가 미국의 WHO 복귀를 환영했다”며 “두 정상은 코로나19 위기 등 여러 현안을 푸는 데 국제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유럽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정부 시절 악화된 관계 복원에 나선 것에 주목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독일과 미국 정상의 통화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정부는 나토가 무역과 군사협력 측면에서 미국 경제를 희생시키고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계의 균열을 일으켰다”며 “독일에서 미군 9000명을 철수하기로 결정하며 긴장감을 높였다”고 전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미국은 유럽연합을 제외하고 독일의 가장 중요한 수출시장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부 유럽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면서 무역관계가 악화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시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정책’ 이후 달라진 국제관계를 재조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며칠 동안 외국 정상들과 연이어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2일 인접 국가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통화했다. 이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현안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과 동맹관계 복원에 나섰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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