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 난징대 교수 "현재 미·중관계는 '강시' 상태..남중국해가 주요 문제로 부상할 것"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2021. 1. 2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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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 내 미·중관계 전문가인 주펑(朱鋒·54·사진) 난징대학교 교수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미·중관계 개선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을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고 정책을 바꿀 동기도 부족해 관계 개선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주펑 교수는 25일 경향신문과 전화인터뷰를 하면서 “현재 중·미관계는 ‘강시’(형식만 남아 있고 실질은 없음) 상태”라면서 “양국 관계 개선이 시급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중국을 압박하는) 이전 정책을 바꿀 자신도 없고 정치적 동기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 관계에서 “남중국해가 더 중요한 문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펑 교수는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을 거쳐 현재 중국 남중국해 협동혁신센터 집행주임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미·중관계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이 갖는 의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4년간 양국 관계가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돼, 중국으로서는 중·미관계 안정과 개선이 최대 외교 현안이다. 중국은 양국 관계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보고 미국이 먼저 행동할 것을 희망한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의 최대 현안은 외교가 아니라 코로나19 상황과 경제, 사회적 분열 같은 국내 문제라 중국과의 신속한 관계 조정에 쓸 역량이 부족하다. 미국이 중국을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인식하고 중국의 굴기를 우려하고 있어 바이든 시대에도 양국 간 전략적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남중국해 무력시위가 이어졌다.

“바이든 시대에 남중국해는 중·미 간 전략적 힘겨루기의 주요 문제로 부상할 것이다. 중국의 해상 전력 강화는 서태평양 전체 해상에서 미국의 위상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근본 원인이다. 미국은 중국에 2016년 7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근거로 내세운 해상경계선 9단선을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중국의 해양 권익에 어긋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이어갈 것이다. 미국은 일본, 호주, 인도와 남중국해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는 등 남중국해 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확대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 바이든 정부의 동맹 강화가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가.

“바이든 정부가 소위 동맹국과의 공동연대를 강화해 중국을 압박한다는 외교적 접근은 부적절하다고 본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이고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상황도 심각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 바이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불량배라고 지칭했는데 향후 북·미관계 전망은.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이어받을 것으로 본다. 북한과 직접 대화하기보다는 남·북·미 3자회담이나 남·북·미·중 4자회담, 러시아와 일본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중국은 여러 형태의 북핵 문제 대화나 회담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 트럼프 정부는 복잡한 북핵 문제에 너무 자신만만해했다. 미국, 중국, 한국 등 국제사회는 대북 대화 재개 후 어떤 원칙으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지를 미리 구상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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