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V자' 반등 예상?.."내수 회복이 관건 될 것"
코로나 진정·경제활동 회복 전제
"주가↑·대출금리↓ 소비 숨통"
정부 3.2%로 낙관적 예측 내놔
한은·OECD는 더 낮게 내다봐
"서비스업 불확실성 여전히 커
민간 부채↑.. 후유증 경계 필요
기업 투자 유인 정책 마련해야"
안개 자욱한 컨테이너 기지 한국은행이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26일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 기지에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다. 의왕=하상윤 기자 |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다. 주가 상승과 대출금리 하락 등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하면서 민간소비가 3.1% 증가하고, 수출도 회복돼 8.6%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다. 상반기는 산발적 확산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점진적인 경제활동 정상화가 진행되고, 하반기 중 코로나19가 진정돼 경제활동이 본격 회복하는 상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정부보다 0.2%포인트 낮은 3.0%를 제시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수출은 개선되겠지만 내수 회복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 경제가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7%를 각각 제시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는 “수출과 투자가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경제가 반등하는 상황은 맞는 것 같다”며 “결국 내수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대면서비스업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 회복 속도는 미지수”라며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종식이 빠르면 그동안 눌렸던 서비스업과 내수가 많이 살아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도 “제조업은 수출 증가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서비스업은 여전히 안 좋아 업종별로 차별화된 경기 상황”이라며 “백신이 얼마나 원활하게 보급돼 코로나를 어떻게 억제하느냐에 따라 경제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빚 후유증’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빚과 이자를 유예했는데 경제가 회복되는 단계에서는 빚을 갚아야 한다. 따라서 흑자가 나더라도 지출을 못하면 소비와 투자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실장은 “지난해 민간 부채가 너무 많이 늘어 충격에 취약해졌다”며 “부실 대출을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다소 둔화하며 기업의 체감경기가 소폭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마련을 주문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2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6.6으로 지난달보다 4.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실적치는 97.1로 지난달과 비교해 3.7포인트 올랐다.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기업의 체감경기가 소폭 개선됐음을 뜻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어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경기전망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실물경제의 확실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우상규·박영준 기자, 남혜정 기자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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