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포지션 폴트' 장면 셋, 오심 인정했지만..

[스포츠경향]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왼쪽)이 지난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포지션 폴트를 두고 심판에게 어필하고 있다. KOVO 제공

한국배구연맹(KOVO)이 최근 논란이 된 ‘포지션 폴트’ 오심을 인정했다.

KOVO는 26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사무국 회의실에서 ‘포지션 폴트 규칙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한국전력전에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이 심판에게 어필한 세 차례의 ‘포지션 폴트’ 장면을 두고 김건태 경기운영본부장은 “로컬룰에 따르면 3개 판정 모두 오심”이라고 말했다. KOVO는 2018~2019시즌 포지션 폴트 ‘로컬룰’을 적용해 왔다.

6인제 배구에서는 서브를 하는 순간,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 서브를 넣은 선수가 1번, 전위 라이트 자리부터 2, 3, 4번, 후위 왼쪽에는 5번, 가운데에 6번이 선다. 후위에 선 선수는 바로 앞 번호 선수보다 뒤에 있어야 한다. 1번은 2번, 6번은 3번, 5번 선수는 4번 보다 뒤에 서서 상대가 서브를 시도해 공을 때리는 순간까지 서 있어야 한다. 전·후위 모두 중앙 자리인 6번과 3번을 기준으로 네트를 바라본 상태에서 1, 2번은 오른쪽에, 4, 5번은 왼쪽에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나 적용 시점에서 국제배구연맹(FIVB)과 KOVO 룰이 조금 다르다. FIVB는 서버가 ‘공을 때리는 순간(타구)’을, KOVO ‘로컬룰’에서는 ‘서버가 공을 올리는 순간’에 포지션 폴트 여부를 판단한다. 포지션 폴트를 엄격하게 보면 경기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KOVO가 로컬룰을 만들어 적용해왔다.

김건태 본부장은 이날 논란의 상황에 대해 “FIVB 규정을 따르면 포지션 폴트가 아니다”며 “정확히는 로컬룰과 국제룰의 괴리가 만든 논란이다. 반칙 아닌 반칙이 되어 버렸다”며 다소 애매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김건태 본부장은 또 “FIVB와 KOVO 규정의 괴리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시즌까지는 로컬룰을 따라야 하지만, 다음 시즌부터는 FIVB 규정을 따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로컬룰을 따랐을 때 국제경기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KOVO는 포지션 폴트에 관해 세 차례 오심을 한 심판진의 징계 여부를 추후에 논의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