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야구단 인수 주주들은 떨떠름..주가 4.9%↓

김규리 2021. 1.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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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 제공 =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 야구단 깜짝 인수을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유통산업과 스포츠의 시너지를 위해 1300억원대 딜을 추진했으나 시장에서는 막대한 투자에 대한 실효성을 제기하고 있다.

26일 신세계그룹은 SK텔레콤과 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KBO 한국 프로야규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마트가 SK텔레콤의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금액은 훈련장 등 자산을 포함해 총 1352억원 수준이다.

신세계그룹 측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준비해왔다"며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 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의 강력한 추진이 밑바탕에 있었다는 분석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도 유통시장의 경쟁 상대로 테마파크나 야구장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번 야구단 인수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SSG닷컴으로 강력한 팬덤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단 증권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날 구단의 모기업이 될 이마트는 전일대비 4.90%(9000원) 하락한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동시에 ▲ 신세계건설(4.33%↓) ▲ 신세계(2.75%↓) ▲ 이마트에브리데이(1.44%↓) ▲ 신세계인터내셔날(1.59%↓) 등 그룹주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중국 내 관계 악화로 이마트와 신세계의 유통망 타격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규모 스포츠 투자에 따른 부담감을 그대로 느끼는 모양새다. 1353억원의 인수금액은 지난해 3분기 이마트의 영업이익(연결 기준 152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마곡 부지를 매각하고 이마트 가양점 철수를 논의하는 등 신사업 투자가 필수적인 가운데 야구단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11조원이 넘는 부채가 있는 상황에서 적자 야구단을 인수하는 것이 압박으로 다가오는 셈이다. SK와이번스는 최근 2년 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도 신세계그룹의 투자 지원이 절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도 의견이 엇갈렸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 시장의 새로운 경쟁력을 위해서는 이마트 점포 PP(Picking&Packing) 센터 추진과 플필먼트 인프라 확대 등 본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나타나야 하는 데 오히려 야구단 인수에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며 "이번 인수 규모는 이마트 2개 점포를 출점하는 수준의 비용 규모로 과연 시기 적절한 투자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단 보유 그룹이나 메인 스폰서 지원이 대부분 수익 구조를 차지하는 야구단 특성에 따른 손익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SK와이번스 인수 시 이마트 연결 실적에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현금 유출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유통업계가 온라인, 배송문제 등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쿠팡, 마켓컬리와의 온라인 유통 싸움에서 야구단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투자가 무리라는 얘기다.

반면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플랫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며,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는 만큼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을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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