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의 퍼터 샤프트엔 특별한 게 있다

오태식 입력 2021. 1. 26. 20:00 수정 2021. 2. 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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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 사용 퍼터 샤프트
그라파이트·스틸 결합 제품
케빈 나는 그라파이트 퍼터
'퍼터샤프트=스틸' 개념 파괴

최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한 김시우(26)와 재미동포 케빈 나(38)에게는 골프팬들이 잘 알지 못하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두 선수 모두 캘러웨이 오디세이 툴롱 퍼터를 쓰고 우승했다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두 선수의 퍼터 샤프트가 일반적으로 쓰는 '스틸' 재질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김시우는 그라파이트와 스틸이 결합된 멀티 소재 퍼터 샤프트를 사용했고, 케빈 나는 전체가 그라파이트 재질인 퍼터 샤프트를 썼다.

퍼터 샤프트에 탄소 섬유로 만든 그라파이트를 쓰는 것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드라이버나 아이언에도 사용이 가능하지만 퍼터 샤프트는 스틸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그라파이트나 그라파이트와 스틸이 결합된 퍼터 샤프트를 쓰는 선수들이 늘고 있다.

그라파이트를 퍼터 샤프트에 적용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상품으로까지 연결한 것은 캘러웨이 오디세이다. 2019년 그라파이트와 스틸을 결합한 '스트로크 랩' 퍼터 샤프트를 선보인 것이다. 스틸과 그라파이트를 결합한 샤프트 퍼터가 처음 나왔을 때 선수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라파이트와 스틸을 결합한 샤프트를 낀 퍼터를 쓰는 선수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지난주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3년8개월 만에 우승한 김시우의 손에도 그라파이트와 스틸을 결합한 샤프트 퍼터가 들려 있었다. 우승에 쐐기를 박은 17번홀(파3)에서 6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하고 나서 기쁨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할 때 그의 손에 든 퍼터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김시우 외에도 이정은, 서요섭, 임희정, 허미정, 이미향, 유현주 등이 이 혼합 샤프트를 써봤거나 현재 쓰고 있는 한국 프로골퍼들이다. 외국 선수 중에서는 이언 폴터, 스테이시 루이스, 조지아 홀, 리하오퉁, 애덤 해드윈 등이 그라파이트와 스틸을 결합한 샤프트 퍼터를 쓰고 있다.

캘러웨이 측이 밝히는 이 퍼터의 장점은 템포가 좋아질 뿐 아니라 일관된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펼치는 이론은 이렇다. 가벼운 그라파이트 부분이 들어가기 때문에 기존 스틸만 쓸 때보다 샤프트 무게를 40g 줄일 수 있고 이렇게 만든 여유 무게를 헤드(10g)와 그립(30g)으로 재배분함으로써 안정감 있는 스트로크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케빈 나는 아예 그라파이트만으로 된 샤프트를 바꿔 끼어서 사용한다. 퍼터 헤드는 캘러웨이 오디세이의 툴롱 브랜드를 쓰면서 샤프트는 LA골프샤프트사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케빈 나는 지난 18일 끝난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할 때 이 퍼터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케빈 나는 장타를 치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퍼팅과 숏게임 능력으로 최근 네 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라파이트 샤프트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 중에는 골프팬들도 최근 자주 그 이름을 듣고 있는 톱골퍼가 있다. 바로 PGA 장타왕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다. 케빈 나도 평소 친하게 지내는 디섐보의 추천으로 2019년부터 그라파이트 퍼터 샤프트를 사용하고 있다. 디섐보의 퍼터는 일반적인 것보다 더 독특하다. 그립 쪽부터 퍼터 헤드 부분까지 두께가 똑같은 '통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장착했다. 디섐보가 이런 특이한 샤프트를 쓰는 이유는 이런 통샤프트가 휘어짐과 탄성이 거의 없어 퍼터를 제어하기 쉽다는 것이다.

물론 연습량이 많고 까다로운 그린을 공략해야 하는 프로골퍼들은 퍼터 샤프트 재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주말골퍼가 과연 그런 미세한 차이까지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라파이트를 채용한 샤프트의 퍼터를 쓰는 챔피언들이 자주 나올수록 그들을 따라하고 싶은 주말골퍼들도 많아질 게 분명하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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