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반도체 시장서 존재감 미미한 韓..국산화 민·관 협력 절실

박정일 입력 2021. 1. 26. 19: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판매량이 수천만에서 억까지 늘어나는데, 자동차 신모델은 아무리 많이 팔아봐야 수십만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까다로운 안전 조건 등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수익성 차이가 큽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완성차 시장을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문제는 세계 5위 완성차 업체와 메모리반도체 1, 2위 업체를 보유한 한국 자동차 시장이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처=삼성반도체이야기>
삼성전자 차량용 반도체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판매량이 수천만에서 억까지 늘어나는데, 자동차 신모델은 아무리 많이 팔아봐야 수십만대 수준에 불과합니다. 까다로운 안전 조건 등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에서 수익성 차이가 큽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세계 완성차 시장을 강타한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의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자율주행으로 급가속을 하면서 반도체 품귀현상은 이미 예고된 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위축했던 완성차와 스마트폰 등 제조·소비 시장이 동시에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완성차쪽이 더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세계 5위 완성차 업체와 메모리반도체 1, 2위 업체를 보유한 한국 자동차 시장이 이 같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는 완성차 업계의 높은 외산 의존도와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만들어 낸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의 국내 업체 점유율은 60% 안팎에 달하지만, 시스템반도체 점유율은 3~4%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이미지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IT기기를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을 뿐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24위, 작년 4분기 기준) 단 1개 뿐이고,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몇 년 전부터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오토', '아이소셀 오토' 등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를 출시해 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주로 아우디 등 외국 업체에 수출할 뿐 국내에서의 매출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생산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형 맞춤 제작 비중이 높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완성차와 설계 업체, 파운드리 제조사 간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그 중간 고리에 해당하는 설계 전문 업체가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오트론이라는 계열사를 만들어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맡겼던 점 역시 이 같은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12월 현대오트론의 설계 역량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합병을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을 계기로 정부와 완성차, 반도체 업계가 힘을 합쳐 국산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간 만남이 있을 당시 배터리와 반도체 등에서의 협력 기대감이 높아졌었지만,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연결고리가 끊기면서 실제로 성사될 지는 미지수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이 올해 187억7000만 달러에서 내년 210억 달러로 전년보다 1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 수요가 살아나면서 내년 자동차 출하량이 8350만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