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그림자' 지운 기성용, 서울의 봄 이끌까
[스포츠경향]
모처럼의 실전을 마친 FC서울 기성용(32)의 표정이 밝았다. 부상의 그림자를 깨끗하게 지웠고, 발 끝에서 전해지는 감도 괜찮았다.
기성용은 지난 25일 창원축구센터 보조구장에서 열린 KC대학과의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장기인 롱패스 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팀의 첫 실전이었음에도 기성용의 발을 떠난 공이 허공을 가로질러 동료들 앞으로 오차없이 전달되면서 탄성을 자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는 행운의 골까지 넣었다. 기성용이 찬 코너킥이 골문 앞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을 지나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은 “아무도 맞지 않았는지 VAR을 봐야할 것 같다. 제 골이라면 새해 첫 골이다”며 웃었다.
기성용은 11년이라는 긴 유럽 도전을 마무리하면서 지난해 7월 ‘친정팀’ 서울로 복귀했다. 강등권으로 추락한 서울을 구할 카드로 큰 기대를 받았지만,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리그에서 단 5경기를 출전하는데 그쳤다. 유럽 커리어 막바지 팀 내 입지가 줄어든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된 탓에 꽤 오랜 시간 실전을 치르지 못해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한 발목 부상도 길어졌다. 기성용은 8월 잠시 그라운드에 섰지만 몇 경기 뛰지 못한채 근육 부상까지 당해 시즌아웃됐다.
기성용은 올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 4개월간 부상 회복과 체력 강화에 올인했다. 이날 경기는 거의 4달만의 실전이었다. 아직은 쌀쌀한 기온에 딱딱한 그라운드 사정으로 부상을 경계하면서도 몸놀림은 좋았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 왔던 부상을 털어낸 만족감이 큰 듯했다. 기성용은 “몸은 괜찮았고, 경기력은 점점 좋아질 것이다. 지금은 통증이나 부상없이 뛰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부상만 없다면 그라운드 안에서 충분히 내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 시즌 K리그 최하위 득점력으로 어려움을 겪은 서울은 새 시즌을 앞두고 공격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하던 기성용의 패스는 팀의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다. 기성용은 “아직은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고 선수들과도 알아가는 단계다. 호흡만 조금씩 맞춰간다면 (내 패스가) 팀의 공격 전술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킥에 대한 자부심도 숨기지 않았다.
서울은 올 시즌 화려한 허리 진용을 갖췄다. 기존 오스마르-한찬희-고요한에 건강한 기성용, 그리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맹활약한 외인 팔로세비치까지 영입했다. 특별히 패싱게임과 경기 조율이 뛰어난 기성용-오스마르 조합에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4일 자체 훈련에서 두 선수간 호흡은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속공시 느려지는 점에서는 숙제를 남겼다.
기성용은 “선수 개개인이 가진 능력이 뛰어나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오스마르와)같이 뛰어보니 충분히 매력적인 조합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들어가는 선수를 결정하는 것은 감독님이지만 어떤 선수가 들어가더라도 좋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팀 재건의 중책을 맡은 박진섭 신임 감독은 기성용에게 주장을 맡겼다. “대표팀에서나 팀에서 경험이 많은 핵심 선수로,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선수”라며 직접 설득했다. 어깨가 더 무거워진 기성용은 “선수로서 우승 욕심은 당연하다. 그런 목표가 없다면 나태해진다. 나 역시 올해는 우승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고, 다른 선수들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다부진 마음가짐을 이야기했다.
창원|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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