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후 첫 역성장..정부, 선방 자평 [뉴스분석]

남정훈 2021. 1. 26.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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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할퀸 한국 경제의 상처는 깊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글을 올렸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도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내수, 서비스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늘어난 빚들이 후유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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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장률 -1.0% 기록
코로나 충격파에 민간소비 5%감소
정부 지출·수출로 경제 숨통 틔워
선진국보다 하락폭 작아 '선방' 평가
"경제 반등 위해 양극화 해소 필수"
26일 서울 명동거리의 한 매장에 임대현수막이 붙어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GDP 성장률은 -1%로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코로나19가 할퀸 한국 경제의 상처는 깊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를 겪은 주요국들이 우리보다 마이너스 성장폭이 깊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연간 및 4분기 경제성장률(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로 뒷걸음질쳤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1980년(-1.6%)을 포함하면 역대 세 번째 역성장이다. 지난해 성장률을 분기별로 보면 코로나19 충격으로 1분기(-1.3%)와 2분기(-3.2%)가 연속 뒷걸음친 뒤 3분기와 4분기 각각 2.1%, 1.1% 반등했다.

로나19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친 직접적인 충격파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견된다는 분석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받은 2008년 4분기부터 이듬해 3분기까지의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 -1%였다. 코로나19의 충격도 그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일단 선방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세계 주요국의 전망치에 비해선 앞서기 때문이다. 2.3%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중국을 빼면 대부분 국가의 하락폭이 한국보다 훨씬 크다. IMF 전망치에 따르면 미국이 -4.3%, 일본은 -5.3%, 유럽연합(EU)이 -7.6%다.

박 국장은 “한국은 2019년 성장률 2.0%에서 지난해 ?1.0%로 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중국(6%→2.3%, -3.7%포인트)보다도 작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우리 경제가 위기에 강한 경제임을 다시 입증한 결과”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나 정부 지출과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민간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해 정부 소비는 코로나19의 충격을 재정으로 방어하기 위해 전년 대비 무려 5.0%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6.8% 늘었다. 수출은 1분기(-1.4%), 2분기(-16.1%)에 급락하며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였지만, 3분기 들어 전 분기 대비 16% 성장했고, 4분기에도 5.2% 늘어나며 우리 경제의 숨통을 열어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민간소비는 1998년의 -11.9% 이후 최저치인 5.0%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 대비 2.5% 줄었는데 이 역시 1989년 -3.7%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다. 주체별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2.0%포인트만큼 성장률을 끌어내린 반면 정부는 1.0%포인트만큼 올렸다. 홍 부총리도 “수출 선방과는 달리 장기화하는 내수 부진과 그에 따른 민생 어려움은 가장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경제성장률 선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올해 경제 반등을 위해선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경제학)는 “코로나19의 충격을 회복한 경제 섹터는 평소보다도 좋지만, 그렇지 못한 섹터는 더 힘든 상황”이라면서 “올해는 성장률보다는 코로나19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섹터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도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내수, 서비스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늘어난 빚들이 후유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정부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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