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누가 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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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잡지 '뉴요커'가 2년 전 일본의 가족대여업을 조명한 기획기사로 받았던 '미국잡지상'(National Magazine Award)을 반납했다.
이 회사는 고용한 배우를 고객이라고 속여서 대여한 뒤 가족 행세를 하게 했다가 들통났다.
일본사회의 요지경 가족상은 픽션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이 2018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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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 영화 '어느 가족'이 2018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혈연이 아니지만 가족처럼 사는 이상한 사람들을 그렸다. 할머니와 부부, 아내의 여동생, 우연히 함께 살게 된 다섯 살 소녀의 세상살이가 펼쳐진다. 감독은 이들의 가족 행세를 통해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가족의 형태와 가족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방송인 사유리가 지난해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이름 모를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은 뒤 건강한 아이를 출산해 화제를 모았다. 사유리는 결혼을 하지 않고 임신, 출산해 혼자만의 가정을 꾸렸다. 자연임신이 어려운 데다 시험관 아기의 성공 확률이 낮다 보니 비혼모의 길을 선택했다.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은 이유는 국내에서는 비혼여성이 정자를 기증받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결혼하지 않고도 떳떳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현행 민법은 가족의 범위를 '배우자,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로 규정하고 있다. 가족정책의 바탕인 건강가정기본법도 가족을 '혼인·혈연·입양으로 이뤄진 사회의 기본단위'라고 정의한다. 여성가족부는 26일 비혼이나 동거 커플 등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혼제도 밖에 있는 다양한 가족구성을 보장하고, 가족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성(姓)을 정할 때 일방적으로 아버지 성을 따르지 않고 부모가 협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가부장제를 포함한 전통적 가족개념의 해체는 이제 잡지나 영화, 연예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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