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빚투족 "속타네"..시중은행 대출금리 속속 인상

김혜순 2021. 1. 2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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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코로나 지원 돈풀기에
국고채 대규모 발행 예고
3년물·10년물 금리 모두 올라
주택대출 금리 0.04%P 올라
은행 대출금리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보상을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채권 시장에서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등 실세금리가 오르자 은행들이 발 빠르게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주택 매수)'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으로 가계 대출 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늘어난 가운데 금리가 오르면 그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코픽스 신규 기준)는 2.46~3.71%로 지난 18일(2.42~3.67%)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전세자금대출 금리(금융채 1년물)는 우대금리 조정(0.1%포인트) 영향으로 0.1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혼합형)는 0.032%포인트, 전세자금대출 금리(코픽스 신규)는 0.017%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지만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금리는 2.75~3.55%로 한 달 전 2.37~3.14% 대비 큰 폭으로 올랐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은 채권 시장에서 은행들의 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 기조에 맞춰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고 고객에게 주는 우대금리까지 낮춘 상황에서 시장금리마저 오르면 실수요자들 대출 이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택담보대출 최종 금리는 시장금리에 가산금리(금융기관 영업비용 반영)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뺀 값으로 결정된다.

지난 25일 3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1%대로 올라서며 지난해 4월 29일(1.006%) 이후 약 9개월 만에 1%대에 접어들었다. 10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1.780%로 2019년 11월 18일(1.781%)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26일 서울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전날보다 0.001%포인트 오른 1.007%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팽배하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현실화하면서 글로벌 채권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작년 말 0.9%대 초반에 머물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결과가 나온 지난 8일 이후 연 1.1% 언저리로 뛰어오른 상태다. 미국 민주당의 재정 확대 기조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고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 보상 입법 추진 등 국내 요인이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손실 보전 법제화 등으로 재정 적자 폭이 커지면 대규모 국채 발행이 필수적이고 그만큼 시장에 채권 물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의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이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68.9%로 가계대출금 가운데 70% 정도는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돼 있다.

[김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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