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3억 베팅한 용진이형..'야구팬·이마트 고객' 시너지 노린다
SK텔 지분인수에 1000억원
야구장 토지·건물은 353억
정용진, 내달 23일 구단주로
年100만 찾는 인천 문학구장
유통 마케팅에도 최적의 조건
스포엔터테인먼트 효과 기대
신세계그룹은 26일 "SK와이번스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수 주체는 이마트로, 이날 와이번스 지분 100%를 보유한 SK텔레콤과 구단 인수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와이번스 지분 100만주(100%)와 SK텔레콤이 소유한 야구장 등 토지 및 건물을 각각 1000억원과 352억8000만원에 사들인다. 부동산을 포함한 가격으로 조건이 꽤나 좋다. 총 매각대금은 1352억8000만원이며, 다음달 23일 본계약을 체결한다.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를 인수한 배경은 명확하다. 야구를 매개체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환경을 동시에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가는 유통업 환경에서 연간 100만명을 넘나드는 오프라인 관중은 충분한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문학구장은 KBO 10개 구단에서도 홈경기 관중이 최상위권인 지역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연간 98만3000명, 하루 평균 1만3000명 이상이 구장을 찾았으며 2018년에는 연간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터미널과의 접근성, 주차시설도 으뜸으로 꼽힌다. 제품 판매와 마케팅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그룹은 야구장을 '라이프스타일센터'로 바꾸면서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게 만들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 의견을 수렴해 돔구장 등 인프라스트럭처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이번 인수는 정 부회장의 직접 지시보다 그룹 내 자체적인 '보텀업(상향식)' 보고와 의지로 성사됐다. 그룹 내에서는 야구단 인수가 그룹 전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오랫동안 인수 작업을 준비해왔다. 정 부회장은 직접적으로 야구에 관심을 보인 적이 없다. 야구단 인수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는 후문이다.
SK는 이제 야구단을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 다른 차원에서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포츠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참에 이마트가 인수 의사를 보이며 국내 프로야구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열정과 의지를 표명해왔다"며 "야구단은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곳에 넘기는 대신 펜싱, 핸드볼, 수영 등 예전부터 후원해온 비인기 종목과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미래형 스포츠 발전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의 주요 고객층이 야구 팬층과 중복된다는 점 역시 이번 인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프라인에서 야구 경기를 관람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에서 의견을 표출하는 야구팬들의 행동이 유통업계 소비자의 행동 패턴과 맞물린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이용하는 고객이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을 함께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가 야구를 통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마트 측에서는 일종의 마케팅 투자로 보는 것 같다"며 "신세계가 야구 구단 인수 의지를 가지고 있던 차에 SK가 매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바뀔 구단명과 유니폼에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SK 시절 와이번스의 색상(붉은색)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색상은 이마트(로고)를 떠올리게 하는 노란색이다. 빨강·파랑·흰색을 주로 쓰는 KBO에서 아직 노란색을 사용하는 팀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여기에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대표하는 녹색 계열도 노란색 계열과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예쁜 유니폼' 순위에서 항상 최상위권에 있는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유니폼이 노란색(황금색), 짙은 녹색, 하얀색 조합이다.
구단명은 예측이 다소 어렵다. 이마트가 '와이번스' 구단명을 그대로 가져갈지도 아직까진 알 수 없다. 신세계·이마트·SSG 와이번스부터 구단명을 전부 바꾼 이마트 트레이더스까지 후보군이 다양하다.
신세계그룹은 인수 후에도 야구단 연고지를 인천으로 유지하고 코치진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의 전원 고용 승계를 약속했다.
[김태성 기자 / 이용건 기자 / 박대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1353억 베팅한 용진이형…`야구팬·이마트 고객` 시너지 노린다
- `준법` 강조한 이재용…"국민들께 드린 약속 반드시 지켜야"
- `귀하신 몸` 車반도체…TSMC, 가격 15% 올린다
- SK넥실리스, 보르네오에 동박 공장 짓는다
- 빈그룹, 3천억원 채권 발행…LG 휴대폰사업 인수 포석?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