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車반도체..TSMC, 가격 15% 인상

이종혁,신혜림 입력 2021. 1. 26. 17:30 수정 2021. 1. 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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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완성차업계 타격 불가피
반도체 품귀 해소 최소 6개월
국내차는 한두달분 재고 확보
전 세계에서 반도체 품귀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15%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주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기업들은 2월 말부터 3월까지 단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인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TSMC의 자회사로 자동차용 반도체를 제조하고 있는 뱅가드 인터내셔널 세미컨덕터(VIS)와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UMC 등이 가격을 최대 15%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가을 추가 주문이나 긴급 주문에 한해 10~15%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몇 달 만에 다시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류치퉁 U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가격에 대해 답할 수 없다"면서도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 수요 균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품귀현상이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산라인을 갖추려면 적어도 6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자동차업체들은 매년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와 납품 가격을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자동차 업체가 원가 절감 명목으로 2~3%의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처지가 완전히 바뀐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러한 현상이 "차량용 반도체 가격 결정권이 자동차 제조사에서 반도체 제조사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네덜란드 NXP와 4위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은 완성차 업체에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10~20%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점유율 3위인 일본의 르네사스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 가격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가 파운드리 생산 비용 증가로 제품 가격을 올릴 방침을 세운 가운데 TSMC까지 가격 인상 방안을 거론하면서 향후 차량용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생산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겪고 있다.

이미 포드는 최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공장 문을 닫은 데 이어 독일 자를루이 공장의 가동을 다음달 19일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폭스바겐 그룹도 반도체 부족으로 중국, 북미, 유럽 내 1분기 생산에 10만대가량 차질이 있을 것으로 봤고, 그룹 내 아우디는 이달 고급 모델 생산을 연기하고 직원 1만명이 휴직한다고 밝혔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반도체 수급 차질의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1∼2개월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차량 생산에 문제가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종혁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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