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경악했다'는 민주당에 류호정 의원 "할많하않", 비판보다 무서운 침묵

[여의도 왁자지껄]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6일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파문에 '충격을 넘어 경악했다'는 더불어민주당에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고 질책보다 무서운 침묵으로 일침을 가했다.

류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수석부대표 취임사를 밝히면서 "(김 전 대표의 성추행에 대해) 민주당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평했다. 그 말도 옳다"면서 "할 말이 많지만, 절대 않겠다"고 했다.

전날인 25일 민주당이 최인호 수석대변인 명의로 서면 논평을 내고 "김 전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알려졌다"면서 "다른 누구도 아닌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이다.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비판한 것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어 "정의당은 이 사건을 무관용의 원칙으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아울러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류 의원이 이에 대해 '할 많이 많다'고 한 것은 민주당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 비위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귀책사유가 있는 정당이라는 것을 짚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정의당에 쓴소리를 할 입장이 아니라는 뜻이다.

류 의원은 그러나 "민주당의 충고는 분명히 받겠다"면서 "무관용의 원칙으로 조치하겠다.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의 우려와 달리 오히려 신속하고 강도 높은 대처로 2차 피해를 막는 등 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힌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게는 연대와 지지 의사를 밝히는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포스트 심상정'으로 주목받았던 김 전 대표의 불명예 퇴진으로 인해 당의 리더십 부재와 존폐기로 등 위기상황을 겪고 있고 4·7 보궐선거 무공천 여부 등을 결론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