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들으려 스마트폰 바꿨어요"..50~60대 디지털 강자로

강영운 2021. 1. 26. 16: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장년층 '디지털 문맹' 옛말
음원·음반 구입에 지갑열어
지니뮤직 유료 가입자 14%↑
극장·공연계도 모시기 경쟁
'식사 + 관람권' 상품도 나와
# 서울 성동구에 거주 중인 50대 조옥희 씨는 최근 스마트폰을 최신형으로 바꿨다. '최애(가장 좋아하는)' 가수 임영웅의 노래를 더 좋은 음질로 감상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문맹' 소리를 들을 정도로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던 그는 최근 유튜브와 디지털 음원 사이트에도 유료로 가입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딸에게 아티스트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을 배운 뒤였다. 조씨는 집 홈시어터 구매까지 고려하고 있다.

5060세대가 음원·음반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불어닥친 트로트 열풍의 주 소비계층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1020세대에 국한된 '팬덤' 소비가 전 세대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정병욱 대중음악 평론가는 "소비력 있는 중장년층이 트로트 연계 상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전체 시장도 커지는 형태"라고 말했다.

가장 큰 변화는 5060세대의 디지털화다. 아날로그 소비에만 익숙하던 중장년층이 아이돌 팬덤처럼 디지털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5060세대 유료 가입자가 전년보다 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대 중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지니뮤직 관계자는 "트로트 서비스가 다양화된 덕분에 중장년층 유료 가입자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5060 파워는 음원·음반 차트로도 증명된다. 지니차트 순위 50위권에는 가수 임영웅·김호중 곡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미 신곡 발표가 수개월 전에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여전한 음원 강자로서 위상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가온차트 음원 차트에서도 임영웅·영탁·김호중 곡이 상위 200위에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음원 사이트 관계자는 "중장년층 세대가 젊은 아이돌 팬덤처럼 음원을 계속 소비하는 행동을 보이면서 트로트 음악이 차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수 김호중은 강력한 팬덤의 힘으로 지난해 '밀리언셀러(앨범 100만장 판매)'에 이름을 올렸다. 김호중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앨범 '우리家'로 53만장을 판매한 데 이어 '더 클래식 앨범'을 발매해 49만장을 팔아치웠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앨범 판매 상위 100위 중 트로트 가수로는 김호중이 유일했다.

중장년층이 디지털 시장에 진입한 덕분에 트로트 가수들 역시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가수 남진·김연자·조항조·신유가 출연하는 '빅4 효(孝) 디너콘서트'가 다음달 6일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직접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디너콘서트로 많은 분에게 즐거운 음악과 음식을 전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돼지갈비찜, LA갈비 등 제품을 관람권과 함께 판매해 집에서 콘서트를 시청하며 디너쇼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최근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 역시 5060을 겨냥한 콘텐츠를 준비한다. 메가박스는 설 명절에 가수 송가인의 첫 번째 영화 '송가인 더 드라마'를 단독 개봉한다고 26일 밝혔다. 트로트 대세 송가인의 첫 번째 단독콘서트 '가인이어라' 실황을 공개하는 영상이다. 송가인 공연을 극장에서 보고 싶어하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기획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송가인 콘서트를 직접 관람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팬데믹으로 대중 공연이 전면 중단된 만큼 팬덤 집단관람도 기대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생생한 스크린과 사운드를 통해 영화관을 가득 채우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영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