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아파트 부자 쏟아지는데.. 한편에선 실직위기

김용훈 2021. 1.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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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처럼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수익이 없이 근로소득에 의존하던 가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된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을 보유한 가구는 넘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키우는 'K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임금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이 더욱 심화한 것은 물론이고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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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자 양극화, 중산층 무너진다
지난해 지니계수 5년만에 상승
소득분배 불평등 심화됐단 뜻
대기업-중기 임금격차도 뚜렷
근로소득 의존하다간'벼락거지'

#. 출판사에 재직 중인 박모씨(43)는 최근 대학 과동기들과의 단톡방에서 '벼락거지'라는 단어를 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자발적으로 휴직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들어왔던 터라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했던 박씨였지만, 친구들은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권했다.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투자는 못하더라도 주식 투자는 해야 상대적으로 가난해지는 '벼락거지'를 면할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박씨처럼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 수익이 없이 근로소득에 의존하던 가구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된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을 보유한 가구는 넘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산 규모를 키우는 'K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임금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이 더욱 심화한 것은 물론이고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뚜렷해졌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 '지역별 임금 불평등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임금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7148원으로 전년동기(1만4817원)보다 15.7% 증가했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확산에도 임금 수준은 소폭 오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고용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면서 평균 임금이 상승한 것이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도 불평등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지난해 상반기 지니계수는 0.306으로 전년동기(0.294)보다 0.012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심화를 뜻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상반기 지니계수는 2016년 0.335→2017년 0.317→2018년 0.309→ 2019년 0.294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상승 전환하며 불평등 정도를 키웠다.

29세 이하 청년층의 임금 불평등 심화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의 지니계수는 2019년 상반기 0.197에서 지난해 상반기 0.214로 0.017 상승했다. 같은 기간 30~54세(0.011), 55세 이상(0.014) 지니계수 상승폭보다 크다. 불확실성이 커진 기업들이 지난해 채용을 줄이거나 연기하고,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은 임금 수준이 더 낮은 일자리로 옮기면서 청년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소득하위 20%(소득 1분위) 계층이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18.0%, 사업소득은 15.9% 줄었다. 소득상위 20%(소득 5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4.0%, 사업소득은 2.4% 감소하는 데 그쳤다. 3·4분기에도 소득 1분위의 근로소득은 10.7%, 사업소득은 8.1% 감소했다. 같은 기간 5분위 근로소득은 0.6% 줄었고 사업소득은 5.4% 되레 늘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도 극명하다. 대기업 제조업생산지수는 지난해 2·4분기(-3.7%)를 빼고 모든 분기 상승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모두 감소했다. 서비스업생산지수도 같은 양상을 보였다. 대기업이라도 성장·수출 분야는 회복세가 빠른 반면 소비·고용 부문은 더뎠다. 현대경제연구원 'HRI 코로나 위기극복지수'도 수출 부문은 163.7로 코로나19 이전보다 좋아진 반면 소비·고용부문은 각각 74.1, 25.5에 그쳤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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