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케팅 전문가가 본 이마트 야구단 "비즈니스 측면에선 제로"

이준희 2021. 1. 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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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격적인 신세계그룹의 SK 와이번스 구단 인수 발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나오는 수많은 성공 사례 중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사례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예전처럼 브랜드 노출로 효과를 보는 시대는 끝난 거죠. SK텔레콤이 SK 야구단을 운영하며 이름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시대는 이미 생명을 다했습니다. 삼성이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후원사에서 빠진 것도 이름은 알렸지만, 비즈니스 효과는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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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야구단' 비즈니스적 관점에선 좋은 결정 아니야"
"스포츠 마케팅 통해 기업 이미지 재고하는 시대는 지나"
"경기력 측면에서 접근하면 안 돼, 경기장 고급화 전략이 필수"


전격적인 신세계그룹의 SK 와이번스 구단 인수 발표. 인수 금액은 1,35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그룹은 오늘 보도자료를 내고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은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 데 합의하고,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마트는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며,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이마트의 SK와이번스 인수는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수 년간 한국 프로스포츠 컨설팅 업무를 담당한 '웨슬리퀘스트'의 김정윤 이사에게 이번 인수 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웨슬리퀘스트는 프로야구 뉴 미디어 발전 전략 설계, 프로축구 30주년 비전전략 수립, 프로배구 10주년 비전 전략 수립, 프로농구와 프로배구 데이터 기반 마케팅 총괄 업무를 했다.

웨슬리 퀘스트 김정윤 이사


■"야구단 운영하며 이름 알리는 시대는 지났어요"

김정윤 이사는 "SK가 야구단을 팔아야 할 이유는 수십 가지를 말할 수 있지만, 이마트가 SK를 인수하는 이유는 도무지 모르겠다"며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이번 인수는 사실상 낙제점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먼저 광고 시장이 점차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마케팅으로의 변해가고 있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의 성공 사례가 점점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나오는 수많은 성공 사례 중에서 스포츠 마케팅의 사례는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예전처럼 브랜드 노출로 효과를 보는 시대는 끝난 거죠. SK텔레콤이 SK 야구단을 운영하며 이름을 알리고 이미지를 개선하는 시대는 이미 생명을 다했습니다. 삼성이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후원사에서 빠진 것도 이름은 알렸지만, 비즈니스 효과는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김 이사는 SK그룹이 수백억 원씩 쏟아부으며 야구단을 운영하는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제가 SK텔레콤에 있었어도 프로 구단 운영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야구단 운영 시 일 년에 약 500억원 정도 쓴다고 들었는데, 10만 원씩 50만 명의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금액이거든요. 그걸 포인트로 준다면 정말 많은 고객이 혜택을 얻는 건데... 그런 쪽으로 자원을 투자하는 결정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요?"

"1325억 원? 그만한 투자 가치가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비즈니스적으로 전망이 어두운 프로스포츠 산업에 이마트가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윤 이사는 이마트가 SK 야구단을 인수한 이유는 정말 고민을 많이 해도 답을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비즈니스적으로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연 그만한 투자가치가 있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올 시즌 끝나고 아마 이마트 쪽에서 야구단 운영에 따른 홍보 효과가 수 천억 원이 넘는다는 그런 홍보 기사가 분명히 나올 텐데, 업계 사람들은 사실 다 알거든요. KBO가 맨날 타이틀 스폰서 노출 효과가 몇 배다 이러는데 그러면 왜 매번 바뀌겠어요. 타이틀 스폰서가"

김 이사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나타난 NC 다이노스의 구단주인 김택진 대표이사의 존재감도 정용진 부회장을 자극하지 않았겠냐며 오너의 야구에 관한 관심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마트가 야구단을 단순히 경기력 측면에서만 접근한다면 비즈니스적 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건 삼성이 증명했어요. 야구에서 삼성 라이온즈, 축구 수원 삼성 그리고 배구단 모두 마찬가지거든요. 우승한다고 해도 팬들은 경기력, 선수에 관심을 두지 그것이 모기업 이미지까지 이어지지는 않거든요."

김 이사는 경기장의 고급화 없이는 사업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는 나타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럭셔리 스위트(스카이 박스)가 정말 고급스럽게 구성이 되어 있고 거기에 걸맞은 F&B(음식료) 서비스가 준비되지 않으면 매출이 올라가지 않아요. 전 세계 모든 구장의 경기날 수입의 최대 3분의 2정도가 그 스카이 박스에서 나오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사람만 많이 모이면 된다 생각하고 구장의 고급화를 하지 않아요. 광고판만 집어넣고, 테이블 존 이런 거 만드는데 사람들이 동일 가격대비 다른 여가생활과 비교하면 꼭 야구장 안 가도 되거든요."

과연 이마트가 한국의 척박한 프로스포츠 산업에서 빛을 볼 수 있을까?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인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인가. 이마트의 야심찬 도전은 시작됐다.

이준희 기자 (fcju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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