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교수의 펀한 기술경영]<250>바른 도구 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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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왕도는 없다.'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에서 온 말이다.
어느 제자가 스승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을 좀 쉽게 배울 방법이 없는지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고 한다.
실상 유클리드도 손쉬운 방법이 없다는 것이지 좀 더 나은 방법이 없다고는 하지 않았지 않은가.
"누구누구 제안을 고려할 때 이 사업 전략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될 수 있다." 물론 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이것이 바른 도구를 손에 든 누군가에게 허락된 좀 더 나은 선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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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에 왕도는 없다.' 그리스 수학자 유클리드의 '기하학에는 왕도가 없다'에서 온 말이다. 어느 제자가 스승 유클리드에게 기하학을 좀 쉽게 배울 방법이 없는지 물은 데 대한 답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좀 더 나은 방법이 없는 건 아닐 터다. 기하학은 모르겠지만 영어라면 단어장은 쓸 만한 방안이다. 수학에도 오답노트만한 것은 없다. 이 두 가지가 사뭇 달라 보이지만 골자는 비슷하다. 지난번의 오답을 떠올리며 오류를 줄여 가는 방법이다.
경영자에게 성공 비법만큼 탐나는 것이 있겠는가. 물론 비법은 없다지만 지켜봄 직한 원칙은 있다. 실상 유클리드도 손쉬운 방법이 없다는 것이지 좀 더 나은 방법이 없다고는 하지 않았지 않은가.
경영서가 말하는 성공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난제가 하나 있다. 그 풀이법을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다른 문제다. 조금 각색을 더하면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도 있다.
누군가 신사업 계획을 하나 제안해야 했다. 고민하던 가운데 '다윗이 어떻게 골리앗을 넘어뜨렸는가'란 부제가 달린 경영서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엔 우버의 성공 과정이 자세하게 서술돼 있었다. 우버를 착안해서 제안서는 완성됐고, 발표도 잘 끝냈다.
그러고는 며칠 후 우연히 칼럼 한 편을 찾게 된다. 공교롭게도 여기엔 '우버는 와해성 혁신 사례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리고 저자는 진지하게 자신이 처음 제안한 이 방식이 많은 오해를 낳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그의 요지는 두 가지였다. 첫째 자신이 말한 이 방식의 혁신은 두 곳에서 시작된다. 하나는 기존 골리앗이 간과한 로엔드 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모두가 간과하고 있던 새로운 고객이자 시장이다.
둘째 저자는 이 점에서 우버가 이 원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우선 우버는 로엔드나 저가 제품이 아니다. 반대로 택시보다 서비스는 더 나았고 비용도 더 높았다. 실상 기존 택시 서비스가 소비자 기대와 바람에 못 미쳤으니 저품질 로엔드란 이 방식의 대전제부터 성립하지 않았다. 그러니 우버는 로엔드라기보다 소비자가 기대한 더 나은 가치 제안을 찾아냈다고 하는 것이 맞는 셈이었다.
거기다 우버가 새로운 고객과 시장을 창출해 냈다는 것도 반쯤만 맞는 사실이다. 우버는 택시가 성업하고 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 나왔고, 많은 우버 고객은 택시의 고정 고객이었다.
우버가 놀라운 혁신의 결과물이란 점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다. '택시'란 기존 서비스를 흔들어 놓는 대신 '호출형 승차'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많은 기업에 감흥을 줬고, 공유형 비즈니스의 통로가 됐음도 분명하다.
단지 문제는 우버를 그 성공 원리와 무관한 무언가로 기억해서는 안 되겠다. 언젠가 큰 낭패를 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제대로인 원칙이 가져다줄 놀라운 결과를 영영 만나지 못할 것이다.
그날 발표한 신사업 계획은 잘못된 것일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이다. 우버의 성공 원칙을 잘 따른다면 그 나름대로 한편의 사업 제안이다. 단지 원저자의 논문을 손에 든 참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따져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계획서를 조금 손봐도 좋겠다. “누구누구 제안을 고려할 때 이 사업 전략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될 수 있다.” 물론 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이것이 바른 도구를 손에 든 누군가에게 허락된 좀 더 나은 선택 아닐까.
박재민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jpark@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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