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인간 세상 풍자 'SF스냅스릴러' 단편소설집 '인간교'

박현수 기자 2021. 1. 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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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교'(사진)는 신예작가 이동륜의 첫 단편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이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인간교(人間敎)'를 비롯해 '황야의 5인' 등 섬뜩하고 독창적인 상상으로 그려낸 미래와 잔인한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2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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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교/이동륜 지음/씨큐브



새로운 형식, 독창적 발상

가슴을 찌르는 반전과 결말

‘인간교’(사진)는 신예작가 이동륜의 첫 단편집이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이자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인간교(人間敎)’를 비롯해 ‘황야의 5인’ 등 섬뜩하고 독창적인 상상으로 그려낸 미래와 잔인한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한 24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이 책에서 미래는 더 이상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지구의 주인공은 로봇이 될 것이란 상상은 별난 것도 아니다. 이미 인간보다 강하고 똑똑하고 섬세한 감성을 가진 인공지능(AI) 로봇이 여기저기에서 인간을 무너뜨리고 그들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렇게 인간의 영혼과 감정까지 학습한 로봇에게도 비밀스러운 종교가 있다. 그들은 왜 자신들의 창조주이기도 한 인간을 멸종시켜 놓고는 신(神)으로 삼으려 하는가(인간교). 로봇은 어떻게 마지막까지 남은 인간들을 멸종시켰을까(황야의 5인). 이동륜의 소설은 그것에 대한 기발한 상상이고, 미래에 대한 깊은 성찰이다.

‘인간교’에서 로봇에 의해 결국은 멸종 위기를 맞게 될 인간들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 우리가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 이상으로 잔인하고 무섭고 아프다. 돈의 노예가 되어 아버지까지 교묘히 자살하게 하고, 사이비 종교에 빠진 어머니는 미성년자인 아들을 빌려 남편을 죽인다. 부에 의한 계급사회는 절대 무너지지 않아 학교에서 잔인한 왕따는 계속되고, 권력의 폭압은 여전히 어린 생명까지 유린한다. 회사는 점점 로봇에 의지하고, 일자리를 잃어가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신체는 물론, 마침내 영혼과 감정까지 로봇으로 바꾸어 간다.

이동륜은 ‘인간교’에서 이런 미래와 현재를 과학과 수학적인 치밀한 계산과 독특한 문학적 상상력의 결합, 허를 찌르는 반전, 충격적인 결말로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들은 장황하지 않고 남예진이 그린 소설 속에 삽화들처럼 상징적인 순간을 포착한 스냅사진처럼 날카롭고 압축적이다. 인간교를 ‘SF스냅스릴러 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다.

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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