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아파트에 '900만원' 더 내는 거래..권익위 '중개료' 손질 왜?

김희준 기자 2021. 1. 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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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수수료 정책 개선 권고한 권익위, 이번엔 직접 '칼질'
10억대 아파트 급증한 서울.."9억원 이상 0.9% 수수료 불합리"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국토교통부에 중개수수료 정책 개선을 권고한 국민권익위원회가 이번엔 직접 개편안 마련에 나섰다.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중개수수료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익위 중개수수료 개편안…"9억~12억 구간 신설"

26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오른 점을 감안해 수수료를 개편할 방침이다.

권익위가 국토부를 대신해 직접 개편안 손실에 나선 것은 소비자 보호에 보다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토부의 경우 주택거래와 부동산 산업 활성화와 관련된 정책추진 과정에서 공인중개사협회 등 이익단체 등이 주요 협의 대상"이라며 "수수료 하향 조정 등의 개편안은 아무래도 이익단체와의 협의가 전제돼 소비자 체감속도도 느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앞서 지난달 국토부에 중개료 수수료에 대한 정책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집값과 전셋값이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거래가액에 따른 일정 비율을 중개 수수료로 책정하는 일률적인 체계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현행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부동산 매매나 교환 시 거래 금액이 Δ5000만원 미만일 경우 0.65%(최대 25만원) Δ5000만~2억원 미만 0.5%(최대 80만원) Δ2억~6억원 미만 0.4%(이후 최대금액 없음) Δ6억~9억원 미만 0.5% Δ9억원 이상 0.9% 이내에서 수수료를 정하게 돼 있다.

전·월세 등 임대차 계약은 거래금액 Δ5000만원 미만 0.5%(최대 20만원) Δ5000만~1억원 미만 0.4%(최대 30만원) Δ1억~3억원 미만 0.3% Δ3억~6억원 미만 0.4% Δ6억원 이상 0.8% 이내 등이다.

하지만 서울 지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이 이미 1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서울 아파트 중윗값이 9억원을 웃돌고 있는 만큼, 중개사를 낀 부동산거래 땐 무조건 1000만원 이상의 수수료로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에 대해 "최근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며 "금액 구간의 현실화나 고가주택 상한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권익위가 마련한 개편안은 현재 최대 수수료인 0.9%를 0.7%로 낮추고 매매의 경우 9억~12억원 구간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테면 매맷값이 12억원을 넘어서면 매매가액의 0.7%를 적용하고 초과분에만 최대 0.9%를 적용한다.

전세도 6억원에서 9억원 구간을 신설하고 수수료도 최대 0.5%로 낮춘다. 9억원이 넘으면 매매처럼 초과분에 대해서만 최대 0.8% 수수료를 적용한다.

이렇게 하면 10억원짜리 아파트를 사고팔 때 수수료는 900만원에서 550만원으로 40% 가까이 싸진다. 6억5000만원짜리 전세 수수료는 520만원에서 235만원으로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 뉴스1

◇최고요율만 적용하는 지자체…;요율 조정권' 국토부·부동산원 이전 필요

관건은 당장 중개보수 수입이 줄어드는 공인중개사의 개편안 수용 여부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중개보수 수입이 줄어드는 만큼 여기에 대해 국토부와 지자체의 면밀하고 세밀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지역별로 집값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고가 주택의 구간을 새로 편성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집값이 오르고 내릴 때마다 기준을 조정할 수도 없어서 공인 중개 산업 전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에서 한계치를 정하고 각 광역 지방자치단체가 세부적으로 조정하는 현행 부동산 중개수수료율 제도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모든 지자체가 시행규칙의 한계치를 그대로 준용해 제도상 보장된 지역 여건 반영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집값을 전국 단위로 관리하기엔 지역별 온도 차이가 너무 크다"며 "협회 내에서도 강남, 강북에 따라 협회 구성원의 입장차가 갈리는 만큼, 지자체의 요율 조정권한을 국토부나 부동산원으로 이관해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h99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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