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박영선, '박원순 성추행'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들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전 원내대표가 김종철 정의당 대표의 사퇴를 두고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나 전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천 신청자 면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후보로서 짤막한 유감 표명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결국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에 이어 인권위도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성희롱의 사실관계를 확실히 인정했다”며 “피해자는 여전히 절규하고 있다”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궐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박원순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며 “재보궐선거에 혈세만 800억 원이 넘게 든다.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 만으로도 몰염치인데 기어이 나섰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어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을 것”이라며 “오늘은 박 후보의 출마 선언으로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슬픈 날이기도 하다”고 글을 맺었다.

황효원 (woniii@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