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삼대천왕의 코로나시대 겨울나기

박현진 2021. 1. 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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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왼쪽)과 황인혁이 대상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채빈.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겨울은 경륜선수들에게 시즌 이상으로 중요한 기간이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동계훈련의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경륜도 장기 휴장에 들어갔고 선수들은 훈련을 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부업전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래서 이번 동계훈련의 결과가 2021시즌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의 도움을 받아 경륜선수들의 대표적 훈련지인 김포, 세종, 수성팀의 분위기를 살펴보고 각 팀의 대표주자인 정종진, 황인혁, 임채빈의 근황도 들어봤다.
정종진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정종진(20기, SS급, 김포팀)
- 코로나19로 훈련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김포 팀 선수들은 어떻게 지내지는지, 훈련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하다.
다들 아시겠지만 코로나19로 아르바이트하는 선수들도 있고 김포 팀 모든 구성원이 예전처럼 정상적인 훈련을 실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많은 선수들이 경주 재개를 바라며 정상적으로 훈련하려 노력하고 있다. 1주일에 두 번 정도 광명 스피돔에 모여 팀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삼삼오오 모여 도로 훈련이나 웨이트 훈련 비중을 높이고 있다. 훈련 파트너로 근처에 사는 황승호와 자주 만나 함께 운동하고 있다.

- 경륜의 상징적인 선수이다 보니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지난 한 해 아쉬운 부분과 올해 경주가 재개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이야기해달라.
팬들의 많은 관심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한 해 다들 힘드셨겠지만 희망을 버리지 말고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는 그랑프리 대상경륜이 열리지 못해 5연패에 도전하지 못했다. 만약 경주가 열렸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2021년 시즌에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경주에 임할 것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과감하게 선행 승부에 나서볼 참이다.

- 25기 임채빈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사실 선수가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일단 임채빈은 매우 훌륭한 선수다. 승부욕이 상당히 강한 선수이기에 앞으로 좋은 경주를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했으면 한다.

- 2021년 가장 큰 소망은?
하루빨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져 벨로드롬에서 동료들과 경쟁하고 싶다. 하루하루 목표 없이 훈련하는 것만큼 힘든 것은 없는 것 같다. 하루빨리 팬들과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황인혁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황인혁(21기, SS급, 세종)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세종팀도 훈련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선수들이 많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의 경우 큰 자녀들로 인해 생계에 매진하는 경우도 있으며 젊은 선수들은 훈련량이 꾸준한 편이다. 박종현과 자주 훈련을 하고 있으며 임치형이나 김관희, 조주현 등 세종팀의 기대주들도 훈련량이 많은 편이다.

- 지난해에는 경기가 없어 훈련 집중력이 떨어졌을 것 같다. 훈련 강도는 어느 정도이며 어떤 훈련에 집중하고 있나?
경주가 없다 보니 훈련 컨디션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훈련량도 적당히 조절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선행형 선수가 많아 지구력 보강에 집중하고 있으며 1㎞ 등판 훈련을 통해 근지구력 보강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 2021년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앞으로 경주 운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들려달라.
2019년 경주를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며 2020년 시즌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다. 경륜 입문 후 내게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했고 단점을 보완하며 나름대로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20년 시즌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한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아쉽다. 그러나 쉬는 동안 나름대로 준비를 꾸준하게 해왔기 때문에 2021시즌도 기대가 크다. 작전은 다양하게 구사할 계획이다. 선행 훈련도 꾸준하게 하고 있는 만큼 자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선행 작전도 병행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경륜 팬들께 인사 부탁드린다.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리며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뵙기를 희망한다. 경륜선수들 모두 힘들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시즌 세종팀 선수들에게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제25기 경륜선수 후보생 시절 최우수상을 받은 임채빈은 재개장하면 경륜에서 팬들에게 사랑받는 경주로 꽃을 피우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 임채빈(25기, S급, 수성)
- 수성팀 선수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수성팀은 류재열, 류재민, 김원진 선수 등의 리드 속에서 틈나는 대로 열심히 훈련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다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선수들도 많다. 나는 아내가 따로 작은 가게를 하고 있어 그나마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코로나19로 팀원들끼리 자주 만나 훈련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가끔 삼삼오오 모여 팀 훈련을 하고 있다. 동계훈련은 등산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지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창원 벨로드롬으로 원정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수성팀 모든 선수들이 참가하지는 못할 것 같고 시간이 나는 선수 위주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 경륜훈련원에서 1년을 보냈고 다시 2020년 시즌이 중단되며 2년이나 정상적인 경기를 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많을 텐데 2021년 시즌에 임하는 각오 한마디 부탁한다.
결혼 후 딸아이도 태어나면서 가장으로서 면목이 서지를 않는다. 장기간 경주가 중단되면서 아마추어로 돌아오라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경륜에 한 번 발을 들여놓았으니 경륜장에서 사이클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 한 번 결정한 것에 후회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1년 시즌이 시작된다면 특선급 적응에 초점을 맞춰 긴거리 승부를 염두에 두려 한다. 자력 위주의 경주에 나설 생각이다.

- 기존 강자들인 정종진이나 황인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금 당장 별다른 계획은 없다. 상황에 맞게끔 대처할 생각이다. 정면 승부를 피할 생각은 없다. 일반 레이스에서는 인정하고 앞에서 경주 운영에 나설 수 있지만 아군이 많다면 정면 승부도 가능하다.

-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경륜 팬들께 인사 부탁드린다.
경륜에서 꽃을 피우고 싶고 훈련 프로그램 안에서 하나하나씩 나 자신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매 경주 모든 힘을 쏟고 내려오는 것도 나 자신과의 약속이니 반드시 이행하도록 하겠다. 팬들께서 많은 사랑을 주셔서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감사하며 살고 있다. 팬들이 원하는 경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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