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후 첫 역성장' 보도에..靑 "경제규모 10위권 국가와 비교하면 최상위권 경제실적"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2020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경제성장률(GDP) 속보치 분석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한 모습. 문 대통령 페이스북 화면 캡처.

청와대는 26일 지난해 4/4분기 실질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1.1%, 지난해 연간 GDP 속보치가 -1.0%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것에 비하면 최상위권의 성장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국내외 주요기관의 전망치 및 시장의 기대치를 예상보다 뛰어넘는 수치"라면서 "1인당 GDP 기준으로 G7 국가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보도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와의 비교 없이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마이너스'와 같은 디지털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오늘 속보치 발표는 세 번에 걸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온 국민이 일상의 희생을 감내해 가면서 올린 값진 '성과'임을 감안해 주길 바란다. 정부는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약속한 대로 올해를 회복과 포용, 도약의 해로 만들기 위해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GDP 속보치와 관련해 "하반기 중 코로나가 진정되고 일상의 경제활동이 가능했다면 역성장을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코로나 사태 지속에 따른 어려움 속에서도 하반기 들어 2분기 연속 (+)성장을 나타냈다"며 "지난 4/4분기 실물지표로 확인할 수 있었던 수출의 뚜렷한 개선 흐름과 코로나 3차 확산에 따른 내수부진이 GDP 통계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정부도 재정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한다면, 반도체 산업에서 강세를 보이는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수혜를 입었다는 점도 함께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한 데 따른 비대면 업무 처리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 과정이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에게 특히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 연간 GDP 성장률 -1.0%의 내용을 살펴보면 민간에서는 소비와 수출이 크게 감소해 2.0%포인트를 끌어내렸으나 정부가 1.0%포인트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에서 위축된 경제를 정부가 돈을 풀어 완화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