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첫 흑인 상원의원 탄생, 이 강아지 덕분입니다
최근 공화당 텃밭인 미국 남부 조지아주(州)에서 민주당 소속의 흑인 상원의원이 처음으로 당선된 배경에는 개가 등장한 홍보 영상이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흑인 목사 출신인 래피얼 워녹(51)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6일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백인 공화당 현역 의원인 켈리 레플러를 제치고 당선됐다. 보수 성향인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흑인이 당선된 건 처음이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건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워녹은 지난해 11월 선거 운동 기간에 비글과 함께 찍은 홍보 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 워녹은 처음부터 끝까지 개를 데리고 주택가를 산책하거나 배설물을 치운다. 그는 영상 말미에 “참고로 나는 개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이 영상은 공개 한 시간 만에 3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수만 번 공유되며 워녹의 지명도를 끌어올렸다. 반응이 뜨겁자 워녹의 선거 캠프는 비글과 워녹이 함께 등장하는 두 번째 영상을 제작했고, 지지자들은 ‘워녹을 위한 강아지들’이란 주제로 굿즈(기념품)를 만들기도 했다.
워녹이 이 영상을 찍은 이유는 보수적인 조지아주 백인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였다. 2006년 여론조사 기관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백인 중 애완견을 기르는 비율은 45%로 흑인(20%)보다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미국 사회에서 비글은 백인들에게 인기 높은 견종으로 통한다.
NYT는 “워녹이 비글을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은 백인 유권자들이 흑인 후보에게 갖고 있던 경계심을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하킴 제퍼슨 스탠퍼드대 정치학 교수도 “영상 속 강아지는 백인 유권자의 정서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워녹 의원은 실제로 개를 키우지는 않는다. 영상에 등장한 비글은 그의 지지자 중 한 명이 키우는 ‘앨빈’이란 이름의 애완견으로, 촬영을 위해 잠시 빌린 것이다. 공화당 관계자는 NYT에 “개와 워녹이 유대감이 있는 것처럼 가짜로 연출됐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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