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전환' 내건 박영선..첫 공약 키워드는 '21'
[경향신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6일 “서울도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며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1분 안에 모든 생활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서울을 21개 권역으로 재구성하겠다는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스마트슈퍼 2호점’을 방문하는 등 ‘소상공인을 챙기는 시장’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0일 장관직에서 물러난 지 6일만이다. 이른바 ‘시민 보고’ 형식으로 이뤄진 출마 선언에서 그는 “코로나19로 서울 시민들은 아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회복과 재도약의 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봄을 가져올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서울을 세계 7대(G7) 도시로 만들겠다며 ‘서울의 대전환’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코로나19 이후의 서울 미래 100년의 좌표를 시민 여러분과 함께 설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도시 공간의 대전환’을 목표로 ‘21분 컴팩트(함축) 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첫번째로 소개했다. 서울을 인구 50만명 기준으로 21개의 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서 21분 안에 직장과 교육·보건·문화시설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전 장관은 서울시민의 일상이 도심에 집중돼있다며 “서울을 분산형, 자족형 도시로 전환해야 지속가능한 시민의 삶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전 장관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디지털경제로의 대전환, 아이 돌봄과 교육을 서울시가 책임지는 대전환, 생애 맞춤형 복지로의 대전환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순차적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박 전 장관은 밝혔다.
이날 출마 선언은 박 전 장관이 무대에 올라 파워포인트(PPT)를 띄워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 전 장관은 파란색 재킷을 입고 파란색 운동화를 신어 ‘깔맞춤’을 선보였다. 그는 “제가 더불어민주당에 있을 때 선거 지원유세를 하고 다니며 신던 운동화”라며 “앞으로도 이 신발을 계속 신고 다니려 한다”고 말했다.
발표 도중 서울의 기초자치구 수를 “40여개”로 표현하는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발표를 마친 뒤 “우리 (서울의) 국회의원님들이 40여분”이라며 “서울의 구는 25개 구다. 정정한다”고 말했다.
화상으로 참여한 36명의 시민들이 이날 출마 선언을 지켜봤다. 박 전 장관은 ‘컴팩트 도시는 왜 21분인가’라는 한 시민의 질문에 “21분이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1.5㎞에서 2.2㎞ 정도”라며 “이 반경 안에 모든 게 들어있어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전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경험을 살려 ‘소상공인을 챙기는 시장’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모습이었다. 중기중앙회관을 출마 선언 장소로 정한 것도 “중기부 장관으로서 한 여러 일들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출마 선언장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박미경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김임용 한국소상공인연합회 회장, 편정수 서울상인회장 등이 참석했다.
출마 선언 직후에는 중기중앙회관 2층에 있는 ‘스마트슈퍼 2호점’을 방문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24시간 운영되는 스마트슈퍼는 박 전 장관이 장관 시절 만든 ‘동네 상점’ 모델이다. 전날에는 서울 동작구에 있는 스마트슈퍼 1호점을 찾은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당내 경쟁자인 우상호 의원과의 ‘선의의 경쟁’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우 의원과의 2파전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저희는 원래 누나·동생하는 사이”라며 “누나·동생처럼 서로 보듬어주고 어깨동무하면서 경선을 치뤘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박영선 후보의 출마 선언일이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충분히 즐기시라고 비켜드리는 날”이라며 “아름다운 경선 경쟁을 통해 새로운 정치의 모범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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