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소, 단절된 전통 단청안료 복원 연구성과 담은 보고서 발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전통 단청안료의 복원과 품질기준 연구 성과를 담은 보고서 '천연 무기안료'를 발간했다고 26일 밝혔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사찰, 궁궐 등 주요 목조건축물의 목부재를 보호하고 건축물의 격에 맞는 장식과 장엄을 위해 천연재료로 단청을 칠했다. 그러나 19세기 말부터 가격이 저렴하고 수급이 용이한 화학안료가 유입되면서 전통 안료의 수요가 줄어들었다.

결국 전통 단청안료에 대한 제조와 시공기술의 단절로 이어졌고, 제법과 문화재 현장 수급‧적용 등 제반적인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 천연 무기안료와 전통 인공안료를 주제로 '전통 단청안료 제조기술‧품질기준 연구'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마무리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2014년부터 추진한 '천연 무기안료'에 대한 연구결과가 담겼다. 단청용 전통 안료에 대한 원료공급 기반과 전통 제법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 품질기준 마련과 함께 연구 과정에서 획득한 원료광물, 재현안료, 시판안료에 대한 재료 과학적 분석 정보 등 5년간의 연구 성과 중 핵심적인 부분이 기록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고문헌 자료뿐 아니라 현재 광물자원 정보를 토대로 단청에 사용된 전통 안료의 원료 산출과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 국내 총 64개 지역에 대한 원료공급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석간주, 황토, 뇌록, 백토, 석록, 석청, 주사 등 천연 무기안료 7종에 대한 전통적인 제조기술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내 연구 사례가 없는 주사의 재현과 제법 복원(수비법‧연표법)에 성공한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연구소는 강조했다.

확보된 전통 안료의 제조기술 중 수비법 관련해서는 기술특허(안료 분별 방법, 특허 제 1957716호)로 등록하고 민간에 기술을 이전해 전통안료의 생산 활성화를 도모했다.

연구를 통해 수립한 '천연 무기안료 품질기준'에는 석간주, 황토, 백토, 뇌록, 호분, 석청, 석록, 주사, 석황 등 천연 무기안료 9종에 대한 주요 성분과 성능기준과 시험방법이 담겼다.

연구소 측은 "이번에 제시된 문화재 보수용 천연 안료에 대한 품질기준은 국내 문화재 분야에서 최초로 시도된 사례로서 의미가 크다"며 "품질이 확보된 전통 안료를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보고서 원문은 문화재청 누리집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 공개돼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활용할 수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보고서 '천연 무기안료'에 이어 올해에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2년간 진행한 '전통 인공안료'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해 '전통 단청안료 제조기술 및 품질기준 연구' 사업의 종합보고서를 완간할 예정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