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이사장 "공매도 사전·사후 관리 강화에 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아야 하지만 개인 공매도 확대는 반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공매도에 대한 사전 점검과 사후관리 강화하고 시장 의견 충분히 수렴해 불합리한 제도부분을 개선해 나가겠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취임 첫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오는 3월 15일로 공매도 금지해제기간이 다가오자 이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특히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 비중이 60%로 확대된 상황에서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반대는 거래소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연말 공매도 관련 제도 개선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불법공매도를 일삼으면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게 됐고 공매도투자자에 대한 대차계약 내역을 5년간 의무 보관하도록 법제화했다. 앞으로 공매도 이후 유상 증자에 참여할 경우 최대 5억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손 이사장은 “공매도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의 공매도 관리 중심으로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고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한 적발시스템을 신속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매도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주식시장의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호가의 업틱룰 예외를 폐지키로 했다. 불법공매도 처벌 강화에 맞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거래 점검주기를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해 시장조성자의 의무 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가기로 했다.
손 이사장은 “이걸 위해 시장감시본부에 신규 적발 인력과 조직도 이번에 확충했다”며 “새로운 적발 기법도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결제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T(Transaction)+1’ 거래방안을 대안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거래방안은 주식을 사들인 후 하루 뒤인 이튿날 매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국내외 투자자,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관기관, 사무수탁회사, 유관기관 등 자본시장 전 참가자의 업무체계를 변경해야 하는 사안으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며 “공매도 관리 목적으로 결제업무 체계를 변경하는 것은 오히려 시장 전체에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특히, T+1일 결제를 위해서는 매매체결일 당일(T일) 결제 내역을 확정해야 하나, 시차 문제로 해외투자자에 적용은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시장조성자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주식시장 시장조성자의 공매도에 대해서 업틱룰을 적용하고 시장조성자의 내부통제시스템 고도화를 유도하는 방안”이라고 소개했다.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시장조성자의 주식시장 내 공매도를 전면 금지 등이 포함됐다. 또 일정 수준 이상 유동성이 확보되는 종목은 시장조성대상에서 제외하고, 투명성 확보를 위해 시장조성계약 현황, 시장조성거래 내역의 주기적 공표 등 정보 공개 범위를 확대했다. 손 이사장은 “시장조성자의 자격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시장조성자 제도 개편 발표가 미흡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추가 개편 가능성에 대해 손 이사장은 “제도 개선사항 시행 전에 추가 개편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시행 후 금융당국과 논의하면서 추가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대상으로 특별감리를 실시한 결과 일부 회원에서 위반혐의가 적발, 감독 당국에 통보됐다. 이에 대해 “징계절차 진행과정에서 소명과 심의 결과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미확정 사항”이라며 “만약 위반혐의가 인정된다면 회원징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로 활용하는 공매도를 개인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손 이사장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관과 외국인에 비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해소를 위해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신용도, 정보력 및 위험감수능력 등이 낮은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무분별하게 확대 제공할 경우 오히려 손실 발생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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