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값 잡겠다며 올린 세금의 역설

허지윤 기자 입력 2021. 1. 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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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급매가 주인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이지, 가격을 크게 내린 건 없어요." 지난 연말부터 서울과 지방 광역시에서 아파트는 물론 상가주택·다세대주택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는지를 유심히 봤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 '급매' 딱지를 붙인 매물들이 제법 보였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소유주들이 신축이거나 임대수익률이 높은 건물은 남겨두고, 나머지 물건부터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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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급매가 주인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이지, 가격을 크게 내린 건 없어요."

지난 연말부터 서울과 지방 광역시에서 아파트는 물론 상가주택·다세대주택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는지를 유심히 봤다. 지난해 정부가 7·10 대책 등을 통해 민간 임대사업에 대한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강화한 규제가 효과를 내는지 알고 싶어서다. ‘똘똘한 한 채’로 선택받지 못한 부동산이 급매물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던 터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 ‘급매’ 딱지를 붙인 매물들이 제법 보였다.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지은 지 20년 이상 된 상가주택과 빌라부터 나왔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주택을 1채 이상 보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소유주들이 신축이거나 임대수익률이 높은 건물은 남겨두고, 나머지 물건부터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흐름에 변화가 생겼다고 이야기할 만큼 ‘싼’ 물건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시중에 매물이 쌓이는데 이를 찾는 사람이 없다면 시장 가격은 하락 조정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빌라 등 다세대 연립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세입자와 투자자는 오히려 늘어났다. 아파트 시장에서 떠밀려온 수요가 다세대 연립주택 시장의 가격 조정을 막은 셈이다. 오히려 집값 오름폭은 커졌다. 그것도 전국적으로.

급매물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은 정부 기대만큼 나오지 않기도 했다. 오히려 지난해 주택 증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주택자 중 상당수가 보유 주택을 처분하며 양도세를 부담하는 대신 한집에 살던 자녀들을 세대 분리해 증여하는 방법을 택한 결과다. 시중에 전세 공급까지 줄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상가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을 매입한 매수자가 투자자인 경우 임대수익 극대화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늘어난 취득세와 보유세, 은행 이자와 중개 수수료까지 각종 비용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전세로 놓던 원룸·투룸을 반전세(준전세)로 돌리거나, 전·월세금을 올리는 방식들이 동원됐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주거 환경과 질(質)은 하나 나아진 게 없는데, 아니 더 악화했는데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진 것이다.

집값이 이미 천정부지로 오른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쓴 세금 정책의 결과는 이렇다. 세 부담 강화의 효과는 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 세를 놓는 사람들이 치열하게 계산해 결정하고 행동하는 만큼 빈틈은 있게 마련이고 결과는 지금처럼 정부의 기대와 반대 방향으로 나오기 십상이다.

무거운 세금 때문에 나와야 했을 집은 증여로 상당 부분 흘러갔고, 그나마 나온 집은 값도 내리지 않았으며, 전·월세 공급은 줄었고, 전·월세금은 올랐다. 당장 살 집이 필요한 무주택 세입자는 이를 감내하는 것 말곤 방법이 없다. 세금 폭탄으로 시장을 잡겠다는 정부의 발상이 이렇게 위험한데, 책임은 누가 지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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