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가는 물고기, 텅빈 매장..거세진 "브렉시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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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브렉시트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유무역을 가능케 하는 브렉시트는 영국 수출업자에게 기회다"라며 강변했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시장에서 떠나면서 북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의 식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1월은 보통 무역량이 적은 달이고, 브렉시트에 대비해 영국 업체들이 쌓아놓은 재고 덕분에 큰 혼란이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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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브렉시트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수출이 늦어진 물고기는 썩어가고, 슈퍼마켓 매장에는 물건이 없어 텅 빈 판매대가 부쩍 늘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자유무역을 가능케 하는 브렉시트는 영국 수출업자에게 기회다"라며 강변했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브렉시트 후 현실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스코틀랜드의 수산물 수출업이다. 브렉시트로 통관 절차가 복잡해져 수출이 지연되면서 썩은 생선이 쌓여가고 있다. 어업 종사자들은 몇주 안에 전체 산업이 붕괴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스코틀랜드 푸드의 제임스 위더 CEO는 "이전에 마드리드로 수출할 땐, 생선 위에 서류만 한장 붙여 보내면 됐었다"면서 "이젠 거의 26단계에 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컴퓨터상으로 약간의 조정만 거치면 되는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수출 업체에겐 하룻밤 사이에 유럽 시장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소셜미디어(SNS)상엔 매일같이 비어있는 어시장, 발이 묶인 배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위더 CEO는 "한 스코틀랜드 배는 덴마크에서 잡은 물고기를 유럽 시장에서 모두 팔고 오느라 48시간동안 계속 항해를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북아일랜드의 슈퍼마켓 판매대는 물건이 없어 비어있는 곳이 늘었다. 북아일랜드는 나머지 영국 지역과는 달리 EU시장에 남는다.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시장에서 떠나면서 북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의 식품 수입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아일랜드 외무 장관 사이먼 코브니는 "빈 슈퍼마켓도 분명히 브렉시트 문제 중 하나"라고 평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러한 어려움에 대해 "이가 날때 아픈 것처럼 잠깐 겪는 성장통일 뿐"이라며 자신이 맺은 새로운 브렉시트 협정 때문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총리 대변인은 정부가 어려움을 돕기 위해 2300만 파운드(약 364억원)를 수산물 산업에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더 CEO는 "지원금은 빠르게 고갈될 것"이라면서 "유럽 연합과 새로운 협정을 맺지 않는 이상, 이 산업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영국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셈"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브렉시트 영향은 어업을 넘어 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 및 유럽의 정보분석업체 IHS 마킷은 코로나19 확산에 브렉시트까지 겹쳐 경제가 느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IHS에 따르면, 수출이 감소한 제조업체의 60% 이상은 감소 원인을 브렉시트라고 지목했다.
영국의 트럭 업체나 물류 회사들은 앞으로 몇달 안에 상황이 ‘진짜’ 나빠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1월은 보통 무역량이 적은 달이고, 브렉시트에 대비해 영국 업체들이 쌓아놓은 재고 덕분에 큰 혼란이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무역량이 증가하면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
금융 업계도 걱정이 많다. 브렉시트로 인해 조금씩 유럽 고객을 잃어, 금융 허브 런던의 지위가 점차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속한 보수당의 온건파 의원들도 브렉시트로 인한 영국의 금융업 쇠퇴를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U와 영국은 3월 금융업 관련 합의를 볼 예정이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작년 12월 24일 무역 협정에 서명한 탓에 준비 시간이 1주일밖에 없었던 점을 들어 현재 상황은 ‘피할 수 없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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