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 이만복 딸→머리 짧은 고민녀, 시대착오적 조언 [TV와치]

박정민 2021. 1. 26. 10: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게 최선이었던 걸까.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1차원적인 서장훈, 이수근 조언이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해당 사연녀에게 이수근, 서장훈이 해준 조언은 메이크업 오버였다.

이후 고민녀의 비포 애프터가 공개됐고, 서장훈과 이수근은 이를 보며 흐뭇해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박정민 기자]

이게 최선이었던 걸까.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1차원적인 서장훈, 이수근 조언이 아쉬움을 남겼다.

1월 25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는 짧은 머리와 화장기 없는 스타일 때문에 남자로 오해받는 사연녀가 등장했다.

사연녀는 외형 때문에 여자 화장실에서 항상 남자라고 해명을 했고, 사람이 없는 시간에만 화장실을 이용했다고. 최근에는 PC방에서 화장실을 간 자신을 보고 남자라고 착각한 사람이 신고까지 해 경찰서에 갔다 왔다고 털어놨다.

결국 해당 사연녀에게 이수근, 서장훈이 해준 조언은 메이크업 오버였다. 물론 두 사람은 변신의 의지는 고민녀에게 줬다. 변하고 싶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된다는 것. 결국 고민녀는 서장훈이 소개해 준 샵에서 난생처음 긴 머리로 변신하고, 메이크업을 했다. 이후 고민녀의 비포 애프터가 공개됐고, 서장훈과 이수근은 이를 보며 흐뭇해했다.

두 사람은 끝까지 변화를 강요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포 애프터를 비교하며 후자를 강조하는 효과를 주고, 흐뭇해하는 서장훈과 이수근의 모습은 그동안 여성에게 당연시됐던 꾸밈 노동(화장, 패션, 용모 관리 등 여성에게만 과도하게 요구되는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을 조장하는 연출이었다.

물론 서장훈과 이수근이 갑자기 세상의 인식을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사연녀가 그간 겪어온 차별적인 시선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결국 그에 대한 깊이가 없었기에 '메이크업'이라는 1차원적인 조언밖에 나올 수 없었던 것이다. 이미 사연녀에게 서장훈, 이수근과 같은 조언을 전한 사람은 수없이 많았을 것이다.

지난 1월 18일 방송된 '물어보살'에서 그려진 그룹 잉크 출신 이만복 사연에 대한 솔루션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만복 딸 정우 양은 오빠와 달리 통금 시간이 야박하고, 집착이 심한 아빠 때문에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서장훈, 이수근은 "네가 예뻐서 그렇다"며 이만복을 두둔했다.

더군다나 이만복은 정우 양이 통금 시간을 계속 지키지 않자 삭발시켰다고 말했다. 이후 너무 미안했다고 재차 말했지만, 엄연한 학대였다. 하지만 누구도 이만복의 훈육 방식을 지적하지 않았다. 이수근은 삭발한 딸의 사진을 보며 "두상이 예쁘다"고 칭찬하는가 하면, 서장훈은 "아버지 마음도 찢어졌을 것"이라고 두둔하기까지 했다. 애정을 이유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피해자가 자신의 생각을 의심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가스라이팅 현장이었다. 자극성만을 위해 이 장면을 방송에 그대로 내보내고, 포장하는 제작진 연출은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이수근과 서장훈이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공감과 위로, 직언 정도다. 하지만 얄팍한 조언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물어보살'이 고민 상담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있는 만큼, 조언의 무게를 알아야 할 때다. 두 MC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 프로그램 차원에서 또 다른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캡처)

뉴스엔 박정민 odult@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