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페 콘테 伊 총리 사임 예고.."새 연정 구성 타진할 듯"

이탈리아 주세페 콘테 총리가 26일(현지 시각) 사임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연정이 무너진 후 계속된 정국 위기를 타개 하려는 ‘전략적 사임’이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트위터 캡쳐

25일 이탈리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주세페 콘테 총리가 26일 오전 9시 내각 회의에서 사임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사임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임계는 연정 붕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콘테 총리의 마지막 승부수다.

현재 정국 위기는 지난 13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M5S)’, 중도 좌파 성향의 ‘민주당(PD)’과 함께 이탈리아 연정을 구성하던 ‘생동하는 이탈리아(IV)’당이 연정에서 이탈하며 발생했다. IV당을 이끄는 이탈리아 전 총리 마티오 렌치는 코로나19 정책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이탈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총 321석인 상원에서 과반이 무너지며 이탈리아 정계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콘테 총리가 이끄는 연정은 지난주 의회에서 중도 무소속 의원들을 끌어들여 총리 신임안을 통과시키긴 했지만, 상원 절대 과반인 161석 확보에는 실패해 또다시 붕괴 위기를 맞았다.

콘테 총리는 사임계 제출로 기존 연정을 없앤 후, 대통령으로부터 새로운 정부 구성 권한을 받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사임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려진 바 없다. 다만 대다수 외신들은 그가 콘테 총리에게 새 정부 구성권을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오성운동(M5S)과 민주당(PD)이 콘테 총리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성운동은 이날 "우리 당은 콘테 총리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민주당도 "콘테 총리와 함께 폭넓은 의회 지지를 받는 정부를 만들겠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콘테 총리의 이번 결정은 정국 혼란이 지속되다 조기총선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표결이 예정된 사법개혁법안은 야권의 반대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오성운동과 민주당 측 주요 인사들은 사법개혁법안이 부결되면 국정 동력을 잃고 조기 총선으로 귀결될 수 있다며 콘테 총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총선이 치뤄지면 우파로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현재 연정을 구성하는 오성운동은 지지율 14.6%로 4위에 그쳤다. 1위는 23.4%로 극우 성향인 동맹당이 차지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