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어떻게 하냐고? 홍명보의 조력자 '이호에게 물어봐' [전훈 비하인드]

김용일 2021. 1. 2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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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서 다시 우승하고 유니폼 벗겠다."

2021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 '홍명보호'의 플레잉코치로 합류한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37)는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이호는 최근 울산 동계전지훈련지인 경남 통영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내가 이제 경기를 많이 뛰면서 대단한 것을 할 나이는 아닐 수 있지만 주위 어르신이나 선배들이 '그런(우승) 기운은 무시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 웃으며 "그런 기운을 울산에서 다시 줘서 실제 우승을 또 한다면 너무나 기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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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이호가 지난 19일 경남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 진행된 새 시즌 대비 팀 동계전지훈련에서 공을 차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통영=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에서 다시 우승하고 유니폼 벗겠다.”

2021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 ‘홍명보호’의 플레잉코치로 합류한 베테랑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37)는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특히 울산엔 더 그렇다. 2005년 K리그 우승과 2011년 리그컵 우승, 2012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 등 2000년 이후 울산이 해낸 역사적인 순간에 늘 그가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만 19세 나이에 울산에서 프로로 데뷔한 이호는 폭넓은 활동량과 단단한 수비력으로 ‘철퇴 축구’의 중심 구실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국가대표로 활약한 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로 적을 옮긴 그는 성남 일화~알 아인(UAE)~오미야 아르디자(일본)를 거쳐 2011년 울산에 복귀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한 것을 포함해 2014년까지 울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울산에서만 통산 161경기 5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15~2016년 전북 현대에서 뛴 그는 2017년부터는 태국 프리미어리그 무앙통으로 넘어가 동남아 축구를 경험했다.

그를 우승 청부사라고 부르는 진정한 이유는 여러 팀을 오가면서 늘 우승컵을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울산에서만 세 차례 챔피언 경험을 한 그는 2008년 제니트 시절에도 유럽축구연맹(UEFA)컵 정상(2008년)에 섰다. 그리고 알 아인에서도 리그컵을 제패(2010년)했고 전북 시절에도 ACL 우승(2016년)을 경험한 적이 있다. 심지어 군 복무한 상무 시절에도 K리그2 우승까지 차지하며 우승 청부사 이미지를 각인했다.

지난 2012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 모습. 스포츠서울DB

홍 감독과 울산이 이호를 영입하는 과정에도 그의 경험과 경기력 뿐 아니라 이런 ‘우승 기운’도 커다란 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호는 최근 울산 동계전지훈련지인 경남 통영에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내가 이제 경기를 많이 뛰면서 대단한 것을 할 나이는 아닐 수 있지만 주위 어르신이나 선배들이 ‘그런(우승) 기운은 무시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 웃으며 “그런 기운을 울산에서 다시 줘서 실제 우승을 또 한다면 너무나 기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우승의 최우선 선결 조건은 무엇일까. “결국 ‘원 팀’이다. 말이 쉽지 어렵다”고 말한 이호는 “팀은 한 시즌 주기가 있다. 좋을 땐 한 없이 좋다. 안 좋을 때가 문제인데 좋은 팀은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그러려면 끈끈함이 우선돼야 하는데 (플레잉코치로) 그런 역할을 하는 게 가장 큰 임무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울산 현대 이호가 최근 새 시즌 대비 동계전지훈련지인 경남 통영에서 가진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 | 울산 현대

이호는 사실 태국 생활에 만족해하고 있었다. 무앙통은 30대 후반에 들어선 그에게 재계약을 제안할 정도로 선수로 가치도 여전했다. 그는 “이전까지 축구하면서 압박감이 심할 때가 많았다. 태국은 워낙 축구를 즐기는 분위기이고 축구와 삶이 완전히 구분돼 있었다. 난 그저 외인 신분으로 경기력을 잘 발휘하는데만 신경썼고, 밖에서는 아내, 세 명의 딸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럼에도 울산행을 선택한 건 여전히 ‘내 팀’이라는 의식 때문이다. 이호는 “울산은 늘 마음 속에 두고 있었다. 언젠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때 돌아가고 싶다고 여겼는데, 실제 연락이 올지 몰랐다. 가족도 내 상황을 이해해줬다. 울산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이유는 홍 감독의 존재다. 이호는 “홍 감독은 선수, 지도자로도 훌륭하나, 사람으로도 존경할 부분이 많다. 울산에서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면서 “올해 팀이 K리그 정상 탈환에 성공하면 후회없이 유니폼을 벗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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