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e스포츠 새 기준 보여준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실장 [e세상人]

고용준 2021. 1. 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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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병호 실장. / 스마일게이트 제공.

[OSEN=고용준 기자] 2020년은 일반적으로 평화로웠던 우리의 일상이 지워진 해였다.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며 비대면 소통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자, 먼 얘기로만 느껴지던 재택근무나 온라인 강의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대규모 행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e스포츠 역시 오프라인 기반 대회와 행사가 불가피하게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속출했다. 하지만 e스포츠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했고, 이는 전에 없던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바로 ‘온택트’라는 해답이다.

뉴노멀 시대에 맞춰 e스포츠는 온라인 기반의 페스티벌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는 '2020 크로스파이어 그랜드파이널'을 성공 개최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권역별 경기를 통해 상위를 차지한 6개팀을 초청해 국내에서 대회를 진행했다. 

대회 준비 과정부터 남달랐다. 우선 대회 참가가 확정된 팀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한국의 방역지침에 따른 생활 지침을 전하며 한국 입국에 지장이 없도록 했다. 이어 14일간의 격리 기간 동안 선수들에게 건강 보조 식품과 구호 물품 등을 충분히 공급 하며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대회 기간 중에 머물 호텔 역시 경기장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불과한 곳으로 마련 했다. 선수들이 경기 외에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단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한 것. 호텔 내에서 필요한 물품과 요구 사항 등은 빠짐 없이 제공했다. 경기장 역시 발열체크와 QR체크인 등 기본적인 방역지침 외에도 자가 문진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추가 QR코드를 제작해 경기장을 방문하는 인원은 빠짐없이 기록했다. 대회 운영에 필요한 인원도 최소한으로 한정해 방역 지침에 만전을 기했다.

대회 기간 중 수시로 발표된 정부와 서울시의 방역 지침에 먼저 따르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외부 인원들이 출입할 수 없도록 대회 기간 중 스튜디오의 입구를 차단 했고, 오후 9시 이전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구성 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팬들에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아무 탈 없이 대회를 마무리 했고, 칭지우 e스포츠가 만들어낸 진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해낼 수 있었다. 팬들은 열광 했고 격리 기간을 더한 약 3주간의 대장정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대회를 성공리에 진행하도록 이끈 중심에는 스마일게이트 여병호 실장이 있었다. OSEN은 여병호 실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20 CFS 그랜드파이널'의 뒷 이야기를 들어봤다. 

▲ CFS 2020 그랜드 파이널이 끝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하다. 
- 12월 초 CFS 2020 그랜드 파이널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썼던 점이 코로나 19로 인한 방역 이슈였다. CFS가 끝난 뒤 만에 하나 코로나19 이슈가 이어질 수 있어, 대회를 준비했던 인원들은 모두 재택을 진행했고, 나 역시 재택을 하며 지난 대회를 정리하고, 새해 계획을 세우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 매년 CFS가 진행됐지만 지난 대회는 코로나로 인해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회 진행 여부를 어떻게 확정하였는가?
- 대회를 준비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전해 들었다. 하지만 인비테이셔널을 두 차례 온라인으로 치른 뒤, 오프라인에서만 전달할 수 있는 매력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직접 대면하면서 생기는 긴장감, 승패에 따른 희비를 현장에서 팬들에게 전해드릴 수 있는 것은 온라인 대회로는 만들 수 없는 매력이기도 하다.

그리고 선수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코로나 19로 인해 글로벌 대회들뿐 아니라, 자국의 정부 방침에 따라 각 국의 e스포츠 리그 자체가 많이 축소됐다. 선수들은 그 만큼 상금에 도전할 기회를 잃었고,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잃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글로벌 대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각 국 선수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무사히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막상 대회를 오프라인으로 치른다고 한 뒤에는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했다.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문제로 인해 대회 자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은 모두 외국에서 온다는 부담도 있었다. 

입국 후 선수들이 격리되는 동안 수시로 연락해 상황을 체크했고, 원격으로 지원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선수들 역시 격리 기간 잘 버텨줬고, 대회 기간도 호텔 밖으로 나서지 않고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했다. 

불과 나흘간 진행된 경기였지만, 약 두 달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고, 결과는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 대회장 규모는 작아졌지만 버추얼 스튜디오에서의 화려한 연출이 눈에 띄었다. 어떤 콘셉트로 진행된 것이었는가?
- 매트릭스와 같은 세계관과 유사하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동일 선에 놓고 표현하고 싶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버추얼 무대에 접속하지만 시청하는 유저 입장에서 바라보는 무대와 선수들의 열정은 현실세계와 동일하다는 희망을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후 보정 작업을 보탤 수 없는 라이브 중계에서는 다소 이미지가 동떨어져 보이는 한계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버추얼 스튜디오로 현장에 오지 못하는 팬들에게 선수들의 플레이 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AR 기술을 도입한 스포츠 중계로는 이번 CFS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큰 사이즈의 경기장을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 

▲ 대회 기간 동안 밖에 나갈 수 없는 선수들의 케어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은 숙소와 경기장 외에는 움직일 수 없도록 지침을 만들었다. 익히 잘 알려진 것처럼 e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20대 초, 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격리 기간부터 호텔 생활까지 길게 이어진, 통제된 생활이었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지침에 다들 잘 지켜 줬다.

대회를 준비하는 스마일게이트 역시 회사 차원에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은 물론, 선수들이 먹고 마실 식음료를 각국 선수들의 입맛에 맞는 것들로 준비했고, 고립된 생활에 지친 선수들에게는 정서 케어 프로그램까지 도입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 어려움 속에서 대회를 치렀다는 점을 잘 알았다. 그렇다면 이번 대회를 통해서 크로스파이어 e스포츠 팬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었는지 말해 줄 수 있는가?
- 이번 대회는 전반적으로 도전과 극복을 전하고자 했다.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도 오프라인으로 대회를 치르는 도전을 시도했고,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안전하게 대회를 마칠 수 있었고, 각 국 선수들 역시 한국까지 오는 과정조차 힘들었지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기 위해 남다른 집중력을 선보이며, 매경기를 치렀다. 이런 도전의 가치 덕에 대회 전 약팀으로 평가를 받았던 칭지우가 자국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슈퍼 발리언트 게이밍을 꺾었고, 브라질의 빈시트 게이밍까지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언더독의 스토리 만큼이나 전 세계 크로스파이어 팬들이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예전과 같은 평안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열정과 남달랐던 경기력에 조금이나마 위안과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 박진감 넘치는 경기도 많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
- 지난 10월 크로스파이어에 일대 변화가 있었다. 10년을 훌쩍 넘은 서비스 기간 동안 다양한 밸런스 패치가 있었지만, 고착화되고 있는 경기 양상에 변화를 더할 수 있도록 한 업데이트였다. 이를 통해 M4A1의 관통력이 보다 강해졌다. 

단순한 변화였지만, 프로게이머 세계에서는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이전까지 경기 양상은 수비(글로벌 리스크)가 스나이퍼를 적절한 진영에 배치한 뒤 은폐, 엄폐를 했고, 다른 선수들은 반대편 진입로를 차단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실력 좋은 스나이퍼가 있는 팀이라면 C4 설치 시간 직전까지 경기를 늦추는 것이 승리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 이를 지켜 보는 팬들은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관통력이 세진 M4A1을 들고 스나이퍼가 숨어 있는 공간으로 돌파하는 공격(테러리스트) 전술을 선보이는 팀들이 많았다. 스나이퍼가 숨어 있는 나무상자들을 미리 파악하고 예측 사격을 함으로써 C4 설치 지역을 먼저 장악했고, 수비 선수들을 기다리는 양상으로 펼쳐진 것.

이 때문에 공격 진영에서 난전으로 이끌어 가는 팀들이 두드러진 성적을 냈다. 대표적인 팀이 우승을 차지한 칭지우다. 칭지우의 M4A1 사용 비율이 무려 35.1%로 6개 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만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 했다. 

이번 대회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었다. 대부분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에 박수를 보냈고, 빠른 경기 진행에 시원하다는 평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대회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연구와 분석으로 보다 재미 있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언택트, 무관중 대회 등 20년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e스포츠 대회가 진행됐다. 앞으로는 e스포츠의 대회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이라 예상하는가?
- 기존 스포츠들이 비대면 시대를 맞아 힘겹게 대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반면에 e스포츠는 그래도 온라인을 통해 대회를 진행할 수 있어 보다 좋은 상황을 맞이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프랜차이즈화를 통해 프로 스포츠로서의 e스포츠가 성장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사업적 시도와 마케팅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통적인 스포츠와는 또 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 

이 점에서는 스마일게이트 역시 중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CFPL(크로스파이어 프로리그)을 중심으로 보다 다양한 도전들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를 한국 e스포츠가 먼저 주도하고 새로운 e스포츠의 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보다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 끝으로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 분들에게 한마디를 한다면.
- 지난 2020년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이어졌던 한해였다. 올해는 코로나19 상황도 더 나아지고, e스포츠 팬들에게는 보다 좋은 소식들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CFS 역시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겠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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