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단톡방서 '의원 칭찬'..주민 행세한 보좌관
<앵커>
지역 주민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익명 채팅방에서 한 남성이 지역 국회의원을 두둔하고 칭찬해왔습니다. 그런데 주민인 줄 알았던 이 남성, 알고 보니 이 국회의원의 보좌관이었습니다.
보도에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목동에 집을 가진 사람들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입니다.
주로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는 데 참여 주민만 1천4백 명이 넘습니다.
이 방에 목동 주민임을 자처하는 김 모 씨가 지난 1년간 꾸준히 글을 올렸습니다.
더딘 재건축을 비판하거나 열병합 발전소를 이전하라는 등의 불만 글에 대해선 "주민들을 이상하게 선동하지 말라"며 모두가 그런 걸 원하는 건 아니라고 반대 의견을 냅니다.
해당 지역구인 서울 양천갑 민주당 황희 의원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우리 목동이 과거 원희룡 의원 때 뭐가 좋아졌었느냐"며 황 의원을 두둔하고, "황 의원이 나름 여러 고민을 많이 하고, 소통도 잘한다"며 칭찬도 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황 의원에게 투표한 사람일 뿐 아파트 단지에서 3번 마주친 게 전부라고 소개합니다.
알고 보니 거짓이었습니다.
편향된 글이 반복되자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캐물었고 지난해 말 김 씨는 결국 황희 의원실 보좌관임을 실토했습니다.
[김 모 씨/황희 의원실 보좌관 : (보좌관님은 목동 사세요?) 아니요. 저희 지역구 주민이니까 단지에서 어떤 일이 있고 요구사항? 애로사항? 알아야지 저희도 대응하고 정책준비하고 할 거 아닙니까.]
김 씨는 장문의 사과문을 올린 뒤 채팅방을 탈퇴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를 준비 중인 황희 의원은 채팅방 활동을 전혀 몰랐다며 김 씨를 비서관으로 강등하고 추가 인사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호건 기자hog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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