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알론소와 부스케츠처럼.. 오스마르가 꿈꾸는 '기스마르' 콤비

김태석 2021. 1. 26. 07: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비 알론소와 부스케츠처럼.. 오스마르가 꿈꾸는 '기스마르' 콤비



(베스트 일레븐=창원)

지난해 좋지 못했던 성적 때문인지 예년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듯하지만, FC 서울의 중원은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꽤 힘이 느껴진다. 서서히 정상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주장 기성용을 비롯해 이제는 어엿한 K리그 최고참 외인 플레이어가 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오스마르, 차세대 중원 미드필더 한찬희에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 핵심 중원 사령관 팔로세비치까지 가세한다.

즉, 우수한 실력을 갖춤은 물론 다양한 색깔을 갖춘 미드필더들이 대거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박진섭 FC 서울 감독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여러 조합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런데 일부 서울 팬들은 기성용과 오스마르의 중원 조합에 대해서는 조그마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두 선수가 가진 실력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두 선수의 기량은 K리그1 최정상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도 두 선수의 조합에 대해 약간의 우려를 갖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뛰어난 볼 소유 능력, 그리고 정확한 패스 능력을 활용해 중원의 엔진 구실을 능히 해낼 만한 선수이긴 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스피드는 그리 빠르지 않다는 게 문제다. 현대 축구에서 중앙 미드필더에게 볼 소유와 패스만큼이나 중요하고 요구되는 능력 중 하나가 바로 재빠른 기동력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두 선수가 합을 맞출 경우 중원에서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오스마르에게 전했다. 오스마르는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꽤 진중한 자세로 얘기했는데,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약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약점을 극복할 만한 실력을 기성용은 당연하고 자신도 갖추고 있다고 말햇다.

오스마르는 “그런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축구는 발로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머리를 써야 하는 스포츠다. 나와 기성용은 그런 관점에 적합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과 나는 우리 팀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으며, 어떻게 경기 운영을 풀어나갈지 잘 알고 있다. 또, 감독님은 우리의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잘 아록 있다. 그래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팀은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말을 마친 후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약점에 대해서도 곧바로 반박했다. 오스마르는 “보는 사람의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볼 땐 우수한 미드필더 중에는 빠르지 않은 선수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성용과 호흡에 대해 거듭 자신감을 보였다. 오스마르는 “기성용과 내가 생각하는 축구는 동일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잘 조합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오스마르의 주장을 종합하자면, 기성용과 호흡을 통해 발이 다소 느릴지는 몰라도 악착같이 볼을 소유하고 지능적으로 볼을 뿌리며 능수능란한 공수조율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K리그 무대에서 그만한 실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으니, 약간 느릴지라도 수비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오스마르의 견해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과거 스페인 축구의 황금기를 주도했던 중원 조합 중 하나인 사비 알론소와 세르히오 부스케츠 콤비를 떠올렸다. 후방에서 정교하게 쭉쭉 볼을 뿌려나가며 찬스를 만들어내던 사비 알론소 역할을 기성용이 맡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비력을 발휘함은 물론 우수한 중원 장악 능력과 역시 정교한 발밑 패스까지 갖춘 부스케츠의 역할을 오스마르가 해낸다고 가정해보자.

과거 두 선수는 포지션 경쟁자였기에 1+1 조합이라고 할 수 없지만, 또 다른 천재 미드필더 사비 에르난데스와 더불어 적절한 역할 분배를 통해 세계 최강의 중원을 구성한 바 있다. 만약 오스마르가 기성용이 그러한 모습을 보일 수만 있다면, 사비 알론소와 부스케츠가 뽐냈던 압도적 중원 장악과 경기 운영 능력이 서울의 중원을 통해 K리그에서도 재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약간의 상상력이 뒷받침된 시나리오이지만 말이다.

그러한 견해를 전했더니 오스마르는 “(사비 알론소 그리고 부스케츠와) 기량 차이가 크게 나지만 그런 평가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게 그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은 두 선수를 통해 FIFA 월드컵과 유로에서 우승했다. 비록 제가 빠른 선수가 아니라 약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신 우리는 볼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에 기성용과 좋은 경기를 만들어나갈 수가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오스마르뿐만 아니라 파트너인 기성용, 그리고 두 선수의 조합을 고심하고 있는 박 감독 역시 긍정적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기성용은 “중원 조합에 대해서는 걱정없다. 경기는 해봐야겠지만, 연습 경기를 뛰어본 바로는 매력적인 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감독 역시 두 선수의 공존 해법을 찾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일명 ‘기스마르’라 불리는 두 선수의 중원 조합, 어쩌면 이번 시즌 서울의 핵심 키워드가 될 수 있다. 예의주시해야 할 기성용, 그리고 오스마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FC 서울 제공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