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은 교착상태인데 유동성 위기 '심화'..'첩첩산중' 쌍용차

김상훈 기자 2021. 1.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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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부진, 자재대금 지급 여파..1~2월 임금 50%만 지급
잠정 협상 시한 넘긴 협의체..최소 이달 안에 결론 내야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의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며 직원 임금을 50% 유예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중국 법인을 매각하는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적극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사실상 유일한 타개책인 새 투자자 유치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어 현 상황이 지속되면 쌍용차의 법정관리행은 물론이고, 중소 협력업체의 연쇄 줄도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전날(25일) 1월 직원 급여를 50%만 지급했다. 앞서 지난 22일 쌍용차는 노동조합 대의원들을 만나 자금 상황을 설명하고, 1~2월 정상적인 임금 지연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는 쌍용차가 지난달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법원은 쌍용차가 신청한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받아들여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이 2월28일까지 보류된 상태다.

이후 일부 부품 업체가 부품 납품을 거부해 평택 공장 가동이 이틀간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대기업 부품사의 경우 부품공급을 재개했지만, 외국계 부품사들은 납품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쌍용차는 이들 업체에 하루 단위로 현금을 지급하고 부품을 조달받고 있는데 어음이 아닌 현금 지급이 지속되며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9일에는 부품 대금 어음 상당수의 만기가 도래한다. 쌍용차의 350여개 중소 부품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지난해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라도 더 공장을 가동해 경영 정상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지만, 만기까지 대금을 갚지 못하면 다시 공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

판매 부진도 자금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예병태 사장은 전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1월 판매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고려해도 당초 계획보다 2000대 가까이 판매가 안되고 있다"며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3사가 동일하게 저조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기업 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사무소에 출고를 앞둔 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0.12.2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런 악재 속에서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생산기지 설립을 위해 만들었던 중국법인 '쌍용기차유한공사'도 정리했다. 매각을 마무리하고 관련 서류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으며, 중국에 남아있는 부품 등 자산에 대한 매각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일한 유동성 위기 극복 방법인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쌍용차, 산업은행,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알려진 HAAH오토모티브와 4자협의체는 잠정 협상 시한인 지난 22일까지 텀시트(주요조건 합의서)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75%)을 전부 팔고 싶은 반면, HAAH나 산은은 지분 일부를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2월28일까지 법원의 회생개시 보류 결정으로 시간을 벌었지만, 한 달 내에는 새 주인 찾기 작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지분 매각 절차와 자금 투입 등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달 말까지를 데드라인이으로 보고 있다.

예 사장도 "이대로라면 신규 차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내달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초미의 관심사인 성공적인 매각만이 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쌍용차는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법원이 기업존속가치와 청산가치 중 기업가치가 높다고 보면 채권자 손실 분담과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들어가게 된다. 청산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면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또 쌍용차의 중소 협력업체의 줄도산도 가능성도 커진다.

한편, 사측은 일단 이달 말까지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2일이라는 건 잠정적으로 정해진 기간이고 아직 협의가 끝난 게 아니다"라며 "합의를 위해 협의체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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